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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체신소] 김소연씨가 보고싶고 그리운 친구 선희에게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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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체신소 >인사말

북조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아침에 제가 출근을 하면서 보니 아니, 벌써 해 마다 연말이 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크리스마스트리가 등장했더라고요.


북한에 살 때는 상상도 못한 모습이 한국의 거리 여기저기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김일성일가와 관련된 행사, 퍼포먼스, 학습, 자기비판, 호상비판에 너무 길들여져 있다 보니 이렇게 생각나는 대로 살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누구의 간섭도 통제도 받지 않고 말 그대로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자유로운 세상이 있다는 것도 몰랐죠.


몸도 마음도 자유로워진 대한민국에서 해마다 맞는 성탄절은 그래서 더 유다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트리가 등장하는 요맘때쯤이면 저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트리도 좋지만 여러 가지 모양으로 즐거움을 더하는 수만 개의 꼬마 등불로 이루어진 전등불빛이 너무 좋습니다.


트리등불이 켜지기 시작하면 저물어가는 한 해를 바래며 울적하고 아쉬워지던 마음이 함께 밝아지는 것 같고 마치 아기가 된 것처럼 영혼마저 맑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애들과 젊은이들은 얼마나 더 즐겁고 신나겠습니까?


오늘저녁 우리 파랑새체신소를 찾으신 김소연씨는 즐겁고 신난 축제의 나라에서 이런 즐거움이 이제는 일상이 되었지만 함께 즐길 수 없는 북한의  친구들을 떠올리면 마냥 즐겁지만 않다고 합니다.


김소연씨의 친구에 대한 이야기, 어떤 사연인지 그럼 그 사연을 함께 들어 보시겠습니다.

 

<파랑새 체신소 >편지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나서 자란 고향산천, 정든 이웃들, 가까웠던 친구들을 등지고 고향을 떠나본 사람들은 그 심정이 얼마나 비참한지 알 것입니다.
북한은 마치도 탈북자들이 나라와 인민을 배반한 원수로 선전하고 있지만 꿈에도 그리운 그 고향에는 우리 혈육들과 다정한 친구들이 살고 있고  저 역시 고향을 잊은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저는 6년 전에 북한을 떠나 한국에 정착한 김소연입니다.
국민들의 자유와 인권이 여지없이 박탈된 곳, 앞을 보아도 뒤를 보아도 전혀 미래가 보이지 않는 북한이기에 북한정치가 싫었고 그래서 탈북을 했지만 저는 제 고향이 미워 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런 마음을 간직하고 저는 오늘 자유대한민국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아직도 그 때의 저처럼 내일에 대한 꿈과 미래가 없이 살고 있을 제 친구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저는 저의 단짝친구인 고향의 친구 선화에게 제 행복한 한국생활을 전하고 싶고 그리운 마음도 전하고 싶어 파랑새체신소를 찾아왔습니다.

 

보고 싶고 그리운 내 친구 선희에게

보고 싶은 내 친구 선희야! 그 동안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니?
선희야, 우리가 헤어진지도 어느덧 6년이 되었구나.
예쁜 지혜, 미혜 모두 아무 탈 없이 잘 자라고 있을 거라 보면서 오랜만에 친구에게 편지를 쓴다. 


길 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6년 세월이 이렇게 금방 흘러갔지만 나는 너를 한 시도 잊은 적이 없어.
선희야, 나는 정말 고마운 대한민국에서 건강하고 아주 행복하게 잘 살고 있어. 북한을 떠날 때는 한치 앞의 일도 알 수 없었고 이 길의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전혀 몰랐지.


더군다나 북한은 부모자식사이에도 서로 경계를 하고 비밀을 가지고 있고 아무 말이나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없다보니 그렇게 사랑하고 친한 친구 사이었지만 한국으로 떠난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 떠났어.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너에게 너무 미안하고 이 행복을 나만 누리는 것이 죄스러운 마음이야.


선희야, 우리 아들은 영재학교에 들어갔는데 공부도 잘하고 북한에 비하면 너무 좋은 환경에서 공부를 하고 있어.
요즘 와서 나는 이런 생각을 해. 내가 만약 북한에서 그냥 살고 있었다면 오늘 내가 누리는 이 행복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하고 말이지.


선희야, 내가 너와 마지막으로 만나고 헤어진 것이 아마 너희 집이였지.
그 때도 우리는 막막한 우리의 미래와 우리자식들의 꿈과 희망을 가지고 함께 걱정을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었지.
너와 나는 중고등을 함께 다니며 막연한 친구이자 질 수 없는 경쟁 대상자였지만 그 과정 속에 우린 누구보다 소중한 친구, 애틋한 친구가 되었지.
서로 다른 것 같으면서도 함께 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 둘의 공통점, 그 것은 너와 우리 아빠가 당원이 아니고 비당원이었다는 것 이였어.
북한 같은 철저한 계급사회에서 당원이 못된 사람은 본인 뿐 만 아니라 그 자식들까지 미래가 전혀 없고 그저 죽을 때까지 벙어리처럼 불평 한 마디 못하고 죽어라 일만 해야 하는 사람들이잖아.
바로 그런 부모의 자식이 너와 나였으니 북한사회에서 우리가 갈 길이 어디였겠니?


선희야, 그래도 너와 나는 다른 친구들 앞에서 한 번 도 그 것 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 한 적이 없고 더군다나 그런 아빠를 전혀 원망하지도 않았어.
아버지를 당원으로 둔 애들에게 절대로 꿀리지 않으려면 반드시 공부를 잘해 그 것으로 승부해야 했으니 우린 열심히 공부만 하고 다른 애들보다 더 모범이 되려고 했던 것 같아.
선희 너희 아버지는 일본에서 귀화한 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로 능력 있고 인정받는 건축기술자였지만 그 능력과 기술은 인정받지 못하고 인간으로써 초보적인 권리마저 박탈당하고 살았어.
우리 아버지는 출신성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늘 핍박을 받고 정당한 말 한마디 할 수 없는 죄인 아닌 죄인으로 살았지.
결국 그 자식들인 우리들까지 북한정권에 대한 불평 한마디 못하고 남보다 더 열심히 살 수 밖에 없었고...
적어도 북한을 떠나기 전까지 나는 그게 내 운명이고 숙명인줄 알고 살았어.


그렇지만 선희야, 세상이 다 북한 같은 줄 알고 살던 나에게 탈북과 함께 천국 같고 지상낙원 같은 새로운 행복이 시작되었어.
대한민국으로 오지 않았다면 세상에 이런 나라가 있다는 것도 모르고 지금도 북한의 악선전에 속고 바보처럼 아까운 생을 마쳤을지도 몰라.
나는 지금 북한에서 받은 핍박과 인간이하의 차별에 대한 보상을 다 받으며 살고 있어. 우리 아버지와 우리식구들은 날마다 새로운 희망과 꿈을 가지고 더 좋은 미래를 위해 열심히 살고 있어.


나는 요즘 북한에서 못 누린 행복의 보상을 다 받은 느낌이야.
선희야, 참, 우리부모님들은 건강하신데 대한민국의 소중함을 매일 느끼며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며 얼마나 열심이신지 몰라.
지금도 북한에서 이런 자유로운 행복을 모르고 사는 너를 생각하면 앞으로 나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 뿐 이야.
나는 네가 만일 대한민국엣 태어났더라면 유명한 대학의 교수가 되어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내 친구 선희야, 나는 대한민국에서 잘 정착했고 지금은 세상에 부러운 것 없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면서 살고 있어.
주변 사람들은 내가 정착을 정말 잘 했다고 하는데 나는 내가 잘해서가 아니고 주변에 좋은 지인들과 친구들을 만났기에 가능한 이이였다고 말하곤 한단다. 내 주변에는 오늘의 내가 있게 한 고마운 분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나는 너의 둘도 없는 친구이니까 진심으로 권고 한다. 선희야, 내 편지를 받고 내 목소리를 확인하며 어떤 일이 있어도 꼭 한국으로 오기 바란다.
대한민국은 우리가 북한에서 생각하던 그 이상의 나라이고 우리 같은 사람들을 위해 얼마나 좋은 정책들을 마련해 놓았는지 몰라.


어떤 나라 국민이든 국민들이 누려야 할 기본권이 있다는 걸 너는 모르지? 그 기본권리가 보장되는 나라가 한국이다.
선희야, 나는 네가 불분명한 너의 미래 뿐 만 아니라 네 자식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용기를 내어 보기 바란다. 그래서 머지 않으 ㄴ앞날에 곡 대한민국에서 만나길 기대해 본다.


내 친구 선희야, 우리 다시 만날 그 날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기 바란다.
너무 장사에만 정신을 두지 말고 건강도 챙겨가면서 그렇게 살아.
너의 둘도 없는 소중한 친구, 정의의 화신 김소연으로부터. ~

 

<파랑새 체신소 >마지막 인사말

북조선 청취자 여러분,
북한에 짜개바지 친구, 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인즉, 아주 어려서 아랫도리를 벗고 개울에서 함께 물장구치던 시절부터 사귀던 친구, 라는 뜻이죠. ㅎ...
제 생각엔 김소연씨와 소연씨의 북한친구 선희씨가 그런 친구사이였던 것 같습니다.
거기에다 두 분이 공부도 잘했고, 어쩌다 보니 두 분의 아버님도 계급사회인 북한에서는 불량계급으로 분류된 그야말로 부모 복마저 꼭 같은 진짜 통, 하는 단짝 친구들이었네요.
그런데 어느 날 그 친구를 두고 소연씨만 대한민국으로 와 세상 행복을 다 누리고 있으니 왜 북한친구 생각이 간절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소연씨의 바램대로 북한사시는 친구 분이 꼭 건강하기를, 그리고 행복한 대한민국에서 친구와 반드시  다시 만나시기를 바랍니다. 그럼 오늘 저녁 파랑새 체신소 편지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음 시간을 또, 기다려 주세요. 지금까지 파랑새 체신소의 김정현 이었습니다. 

입력 : 2016-12-16 (조회 : 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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