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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체신소

서지현씨가 하늘에 있는 남편에게 <보고싶습니다, 그립습니다>

방송일 : 2019-08-02  |  진행 : 김정현  |  시간 :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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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체신소 >인사말
북조선 청취자 여러분안녕하세요?
지난 달 말, 제가 경상북도 영주시를 다녀왔습니다.
영주시는 경방북도의 맨 북쪽이어서 동쪽으로 봉화군, 남쪽으로는 안동시, 예천군, 서쪽은 충청북도 단양군, 북쪽으로는 강원도 영월군과 접하는 소백 권과  태백 권 교통의 중심지였습니다.
서울에 사는 장애인들과 함께한 여름 캠프로 1박2일을 다녀왔는데 신라시기부터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이름난 풍기 인삼, 이북에서 피난을 온 사람들이 원목펄프에서 만들어내기 시작한 풍기인견으로도 이름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약간씩의 장애가 있는 분들을 위해 국가가 계획적으로 해마다 진행하는 이 캠프에 제가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청각장애인인 제 어머니 덕분이었습니다.
보호자도 동행할 수 있다는 바람에 어머니보다 제가 더 신났던 영주 여행을 하면서 저는 고구려 온달장군 이야기며, 소백산정기어린 연화법당이야기, 유명한 죽령옛길 이야기, 물위에 뜬 연꽃모양의 무섬마을까지 영주의 역사와 문화를 잘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저녁 우리 파랑새체신소를 찾으신 서지현씨는 북한에 두고 온 돌아가신 사랑하는 남편에게 편지를 쓰셨다고 합니다. 그럼 그 사연을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파랑새 체신소 >편지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가 남편이 세상을 뜬지 넉 달 만에 손녀의 손을 꼭 잡고 한국으로 온지도 벌써 많은 세월이 지났습니다.
하늘이 맺어준 우리 부부의 인연은 남달랐고 지금도 눈만 감으면 홀로 두고 온 제 남편 생각에 슬그머니 눈물을 흘리곤 합니다.
착하고 어질고 아내와 자기자식밖에 모르고 살던 그런 남편이었거든요.
먼저 한국으로 오면서 딸이 제게 맡겼던 딸과 함께 한국으로 오는 날, 저는 언젠가 애들 손을 잡고 꼭 다시 남편의 묘소를 찾아 오 마 약속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얼마 안 있어 다시 고향으로 돌아 갈 것 같던 그 약속이 이렇게 길어질 줄 저도 몰랐습니다.
그래서 저는 세상에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다시 살고 싶은 그리운 남편에게 제가 살고 있는 서울 이야기를 전해 드리고 싶어 파랑새 체신소를 찾았습니다.
꿈에도 기억할 수 있는 아내의 목소리가 우리 남편이 있는 내 고향 북한으로 훨훨 날아가 사랑하는 남편에게 전해진다면 저는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돌아가신 남편에게  “보고 싶습니다, 그립 습니다”
여보!!! 나, 당신의 아내 지현입니다.
당신 살아생전에 그렇게 사랑하면서도 한 마디도 못 했던 말, 오늘 처음으로 해 봅니다, 여보, 사랑해!!!
우리 두 사람이 부부로 만나 아들 딸 낳고 사망하는 날까지 나에게 화 한 번 낸 적 없던 분희 아버지, 당신 얼굴을 떠 올려보면 내 마음은 항상 고맙고 미안한 것 뿐 입니다.
평생을 살면서 늘 즐거운 일만 있은 것도 아니지만 늘 한결같은 고운 마음씨를 지녔던 당신, 평생 아내에게 화 한 번 낸 적 없이 마냥 착하기만 했던 당신이었어요.
그런 남편이 중풍으로 고생 할 때도 어려운 살림살이라 좋은 약, 좋은 음식 한 번 배부르게 대접할 수 없었던 것이 지금도 너무 미안하고 또 미안하군요.
그런 당신이 세상을 떠난 지 4개월째 되던 어느 날, 먼저 한국으로 온 당신 딸에게서 소식이 왔어요. 손녀를 데리고 한국으로 오라고....
그렇지만 내가 가야 할 길에 어떤 시련이 있을지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 누구에게도 알리지 못하고 급히 떠날 수밖에 없었어요.
멀리 당신의 산소를 바라보며 여보, 지금 경황이 없이 이렇게 떠나지만 이제 통일이 되면 우리가족 다 같이 손을 잡고 당신 만나러 꼭 올 거 에요, 이렇게
마음 속 으로 다짐했어요.
그렇게 어려운 시련을 이겨내며 멀고 먼 이국땅을 돌고 돌아 저는 끝내 대한민국으로 왔습니다.
그 후에 아들도 데려와 우리 식구 다시 함께 모여 지금은 북한의 그 어느 부자 부럽지 않은 행복한 삶을 살고 있어요.
그렇지만, 여보, 당신의 빈 자리는 수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도 누구도 대신 할 수가 없고 늘 당신 생각을 하면 죄책감이 들고 슬프고 마음이 아려옵니다.
여보, 못난 아내를 만나 잘 해 준 것도 없는데 늘 당신은 아내와 자식들 일이라면 몸이 부서져라 일밖에 모르고 사셨지요.
식구들이 깰세라 이른 새벽 일어나 조심조심 쟁기를 들고 밭으로 향하던 당신 모습이 이 밤, 왜 이렇게 자꾸 눈에 밟혀오는지 모르겠습니다.
거친 농사 일로 늘 거친 일만 하던 당신, 손이며 손가락마디 어느 하나 성한 데가 없이 갈라지고 피가 나오면 좋은 고약도 밴드 한 번 붙여 줄 수 없던 저였습니다.
그래도 당신은 늘 괜찮다며 갈라진 손가락에 재봉실을 감고  밭으로 나가곤 했지요.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내 가슴에는 피눈물이 흘렀고 지금도 그 상처를 따듯하게 감싸주지 못한 죄책감으로 내 마음은 소금을 뿌린 것 마냥 너무 쓰리고 아픕니다.
그런 당신에게 삶이 어려울 때마다 짜증을 내고 화만 냈던 나였는데 그런 나를 오히려 달래주고 걱정해주던 다정다감한 당신이었어요.
여보, 분희 아버지, 그 런 걸 생각하면 너무너무 후회가 되고 미안한 생각만 들어요. 왜 더 많이 웃어주지 못 했을까, 왜 더 이쁜 말을 못해 주었을까,....
항상 내 인생은 마누라와 내 자식들 뿐이라며 정작 본인의 인생은 전혀 없이 살다가 그렇게 가 버린 당신 생각을 하면 나 홀로 운적이 얼마 인지 모릅니다.
여보, 분희아버지, 어떤 상처도 시간이 약이라지만 아무리 잊으려고 해도 지나간 내 인생을 더듬어 보면 그저 후회투성이에요.
사람들이 있을 때 잘 하라고 하는 말, 그 때는 정말 전혀 모르고 살았어요. 그러니 당신 인생은 얼마나 힘들고  고생스러웠겠어요.
한 장의 글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당신에 대한 고마움, 그리움이 가슴에 가득한데 이제 당신은 내 곁에 없습니다.
힘들고 어렵게만 살다가 먼저 간 당신, 여보~~~
당신은 좋은데 가서 잘 지내고 계시죠?
당신은 그 곳에서도 늘 나와 우리가족만 생각하고 계시죠?
가족이 다 떠난 지금, 조금은 외롭고 쓸쓸하겠지만 여보, 그 곳에서만은 아프지 말고 잘 계시는지 세상에 홀로 남겨두고 간 당신 아내가 이렇게 늦게나마 안부를 여쭤봅니다.
여보, 당신의 바람처럼 나는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고 우리 막둥이도 당신이 못 다한 일을 이어 잘 하고 있어요.
남은 자식들과 내가 대한민국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으니 문득 문득 오늘 내가 누리는 행복을 당신이 다 만들어 준 것이 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 밤이 새삼 행복해 당신을 간절히 불러 봅니다.
당신을 보고 내가 여보~~~ 하고 부르면 대답을 하지 않은 적 한 번도 없던 당신, 허나 오늘 밤은 아무리 소리쳐 여보~여보~~ 불러도 대답이 없군요.
그래도 여보, 당신의 그 다정한 목소리가 너무 그립고 꿈에서라도 당신모습을 정 말, 정말, 한 번 이라도 보고 싶어요.
그래서 이렇게 간절하게 그리운 마음을 글로 적어 당신께 보냅니다.
여보, 한 번 만이라도 좋으니 나, 당신을 다시 보고 싶어요. 
그리고 먼저 간 당신이 질투가 날 정도로 오래오래 당신 몫까지 합쳐서 행복하게 잘 살고 싶어요.
그래도 늘 내 옆자리를 끝까지 지켜줄 줄 알았던 당신이 옆에 없구나, 하는 걸 느낄 때면 그 빈자리가 너무 크다는 걸 새삼 느끼곤 합니다.
날씨가 더우면 당신은 얼마나 더울까, 날씨가 추우면 당신은 얼마나 더 추울까, 그런 생각이 먼저 들어요.
눈길만 마주쳐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다 알던 당신이었기에 무엇부터 어떻게 이야기할까, 고민도 없이 이렇게 생각이 나는 대로 그립고 보고 싶은 이야기를 두서없이 적어 보았어요.
당신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나니 오늘은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것 같아요. 언제나 그랬듯 여보, 항상 남은 우리가족 잘 되라고 응원해주시고 지켜주시고 우리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는 날까지 행복하기만 바라요.
아, 그리고 여보, 가끔은 내 생각도 한 번씩 해주시고요.
예나 지금이나 당신은 내 인생의 최고로 멋진 동반자였죠.
그래도 님 아~~~그 강을 건너지 마오!!!!
당신의 사랑하는 아내로부터
<파랑새 체신소 >마지막 인사말
북조선 청취자 여러분,
아, 사랑하는 부부의 애절한 사랑이 느껴지는 편지었습니다.
이 세상과 저 세상, 그 것이 하나로 이어지는 감동을 주는 서지현씨의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절절한 사랑이 넘치는 편지, 여러분도 잘 들으셨겠죠?
왠지 북한에 홀로 두고 오신, 사랑하는 아내 곁을 먼저 떠나신 서지현씨의 남편 분께서도 오늘 밤만은 아내의 목소리를 들으셨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사랑스럽고 진실 된 아내를 두고 먼저 하늘나라로 가신 남편 분도 사랑하는 아내를 한 시라도 잊으신 적 없으실 겁니다.
그리고 서지현씨의 가족 분들 모두 아빠의 몫까지 합쳐 지금보다 더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사시길 저도 진심으로 응원 할게요.
그럼, 오늘저녁 파랑새 체신소 편지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음 시간을 또, 기다려 주세요. 지금까지 파랑새 체신소의 김정현 이었습니다. 
입력 : 2019-08-02 (조회 : 231)  |  북한개혁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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