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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체신소

정옥분씨가 사랑하는 아들에게

방송일 : 2019-07-05  |  진행 : 김정현  |  시간 :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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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체신소 >인사말
북조선 청취자 여러분안녕하세요?
얼마 전에 제가 용산 전쟁기념관에 다녀왔습니다. 우리민족에게 한국전쟁은 분명 비극이었음을 새삼 느껴 본 하루였습니다.
이 땅에 전쟁이 발발한 때로부터 69해가 지나갔지만 아직도 영원한 평화가 아닌 정 전 상태의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어떤 기자가 세상에서 제일 두려운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세대는 지독한 가난, 이라고 답 했고 전쟁을 겪어 본 세대는 하나같이 전쟁, 이라고 답 했다고 합니다.
가난보다 더 무서운 전쟁, 그 무서운 전쟁이 다시는 이 땅에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저는 파아란 하늘아래 펄럭이는 태극기를 소중한 마음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오늘저녁 우리 파랑새체신소를 찾으신 정옥분씨는 사랑하는 아들, 충혁이에게 편지를 쓰셨다고 합니다. 그럼 그 사연을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파랑새 체신소 >편지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서울에 사는 정옥분입니다.
가족과 혈육이 서로 뿔뿔이 살길을 찾아 헤어지고 안부조차 물을 길 없는 끔찍한 일은 전쟁시기에만 있을 수 있는 일 인 줄만 알았는데 살다보니 그 게 아니더라고요.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배가고파 고향을 떠나는 많은 사람들의 물결에 떠밀려 목숨 걸고 탈북을 하던 것이 어제 같은데 제가 대한민국 서울에 온지도 벌서 많은 세월이 흘렀습니다.
목숨 건 그 길에서 저는 제 아들과 남과 북으로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제 몸의 한 부분과도 같은 자식과 헤어져 사는 이 피타는 사연은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리운 아들에게 쓴 제 편지가 반드시 사랑하는 아들에게 가 닿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면서 저는 이 편지를 썼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에게
아들아! 내 아들아, 이름만 불러 보아도 눈물이 나서 어떻게 다음 말을 더 이을 수가 없구나.
네 이름 석 자를 불러 본지도 어언 10년 가까이 되어오는구나.
엄마는 흘러가는 물처럼 무정하게 흐르는 세월이 너무 원망스럽구나.
충혁아, 엄마는 네가 너무도 보고 싶고 또 보고 싶고 정말 미치도록 보고 싶다. 우리모자는 언제쯤이면 다시 만나 서로 끌어안고 부모는 아들에게 엄마의 사랑을, 아들은 엄마에게 자식의 사랑과 응석을 마음껏 주고받으며 살 수 있을까?
아들아, 지금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는지, 손자들은 다 잘 있는지, 혹시라도 굶어죽지나 않았는지,.... 하루에도 수 십 번 별의별 생각을 다 해본다.
엄마는 그렇게 어려웠던 고난의 행군시기에 매일같이 굶어 죽어나가는 사람들을 내 눈으로 수도 없이 보고 왔으니 늘 걱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구나.
아들아, 그 때나 지금이나 상황은 매 한가지겠지만 그래도 엄마는 네가 꿋꿋하게 잘 버티고 있었으면 좋겠다.
TV를 보면 북한은 작년에도 농사가 잘 안되어 아직도 굶는 사람들이 있고 고생한다고 하더라.
정치야 어찌 되었든 농사라도 잘 되어야 흉년으로 온 식구가 굶어죽지 않을 텐데.... 너무 너무 고생만 하다가 와서 그런지 엄마는 너희들이 혹시 살아나 남았을까, 늘 불길한 생각만 자꾸 들곤 한단다.
그런 마음으로 하루 종일 네 생각을 한 날에는 꿈을 꾸어도 온 통 그런 모습만 보이는 꿈을 꾼다.
눈에 넣어도 하나도 아프지 않을 사랑하는 내 아들아, 어쩌다가 우리는 이렇게 서로 갈라져 생사조차 모르고 울면서 살게 되었을까,
어쩌다가 세상에 귀하고 또 귀한 그래서 일을 시키기도 아까운 내 아들은 북한에서 죽을 고생을 하면서 죽었는지 살았는지조차 모르게 되었을까.
그리고 엄마인 나는 세상 행복한 나라에서 먹을 걱정, 입을 걱정, 땔 걱정을 모르며 복을 누리며 살게 되었을까.
엄마는 너와 나의 하늘과 땅 같은 운명이 너무나 비극이고 너무나 가슴이 아프구나.
충혁아, 세상 어느 집 자식보다 잘 난 소중한 내 아들 충혁아,
엄마의 무릎에 앉아 온 집안의 사랑을 독차지 하며 재롱을 부리던 것이 어제 같은데 너도 이제는 장가를 가고 어느덧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구나.
이제는 네가 낳은 자식들도 많이 컸겠는데.... 세상에~
할머니가 되어 가지고 길가에서 내 손자를 보아도 누가 누군지도 모르게 생겼으니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이냐.
사랑하는 내 아들아, 엄마는 북한을 떠나 대한민국으로 와서야 세상이 이렇게 넓고 나라도 많다는 걸 알았구나.
그리고 그 많은 나라 사람들이 잘 살고 못 사는 차이는 있을지라도 그 들은 적어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고, 하고 싶은 말을 하고, 가고 싶은 나라에 여행도 다니며 자유롭게 살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
아들아, 엄마는 북한이 세상에 제일 좋은 나라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북한 밖을 나와 보니 우리가 사는 세상,  그 어느 나라도 북한처럼 자유를 구속하고 말 한마디, 행동 하나, 여행의 자유조차 없는 나라는 단 하나도 없다.
사랑하는 내 아들아, 역사를 보면 반드시 진리는 승리 한다고 되어 있어.
비록 너와 내가 지금 불행하게도 이렇게 헤어져 살지만 우리는 반드시 다시 만나야 되지 않겠느냐?
하루빨리 평화통일이 되어 우리 모자가 다시 만나 잘 사는 날이 오기를 엄마는 자나 깨나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있다.
아들아, 엄마가 사는 대한민국은 사시절 꽃이 피는 따스한 남쪽 나라란다.
그리고 언제든 봄처럼 먹고 싶은 과일이며 채소를 골라가며 사 먹 는다.
험한 세월은 더디게도 가더니 좋은 세월은 왜 이리도 빨리 가는지...
충혁아, 엄마의 나이도 이젠 70이 되었구나.
그 험한 북한에 그냥  있었더라면 엄마는 벌써 저 세상으로 가고도 남았을 나이잖아. 대한민국은 복지가 잘 되어 있는 나라이다.
나 같은 늙은이들이 천대꾸러기가 아니고 오히려 대접을 받으면서 살고 있다.
그런데 아들아, 나 혼자 이렇게 행복하면 뭐 하냐? 늘 아들 입에 좋은 걸 넣어주고 싶고 너를 위해 애 쓰던 엄마인데 내 아들이 오늘은 무엇을 할까, 오늘은 무엇을 먹었을까, 이 생각만 하면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구나.
아들아,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랫말처럼 어느 날 갑자기 통일이 될지 누가 알겠니?
아들아, 엄마는 이 나이에 북한에서 만져도 못 본 컴퓨터도 배우고 컴퓨터로 내나라는 물론 북한소식,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들으며 산다.
발전된 나라에 사니 늙은이들도 모두 얼마나 발전된 노인으로 사는지 모르겠다. ㅎㅎㅎ...
그렇게 살면 또 뭐하냐? 내 자식은 북한에서 온갖 고생을 다 하면서 사는데... 그런 생각을 하면 엄마는 자다가도 소스라쳐 깨어나곤 한다.
너를 낳았을 때엔 당에만 충성하는 자식이 되라고 이름마저 충혁, 이라고 지었는데 그 토록 그 나라에 충성하고 살았어도 지금은 엄마와 헤어지고 너는 죽을 만큼 어렵게 살고 있지 않니.
충혁아, 엄마는 네가 부디 그 가슴 아픈 현실에서 헤쳐 나오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그리고 부디 사람이 세상의 중심이 되어 인권을 존중받는 세상에서 살기를 두 손 모아 기대 해 본다.
사랑하는 내 아들아, 잘 살지 못 해도 좋으니 이 엄마를 다시 만날 때까지 부디 죽지 말고  살아만 있어다오.
아들과 헤어져 만나지도 못하는 아픔과 슬픔을 안고 사는 어미로부터.
부디 잘 있어라
엄마가 우리아들 많이 사랑한다.
<파랑새 체신소 >마지막 인사말
북조선 청취자 여러분,
내 몸의 분신과 같은 사랑하는 아들을 지척에 두고 갈 수도 만나 볼 수도, 안부조차 전할 길 없는 엄마의 심정을 여러분들은 알고 계십니까?
부모의 눈에 자식은 어려도, 다 자라도 걱정이 앞서고 그래서 늘 보살펴주고 싶은 마음 뿐 인 한없이 작고 어린 자식일 뿐입니다.
그리고 북한 사시는 정옥분씨의 아드님께서 어머니의 이 편지를 정말로 받아 보신다면 자식 생각으로 뜬 눈으로 밤을 새시는 어머니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까.
넘치는 행복 속에 사시면서도 오로지 아들 걱정뿐인 정옥분씨, 어머니의 간절한 바람대로 북한의 아드님께서 어머니를 만나실 때까지 건강하게 살아만 계셔주길 저도 간절히 바라면서 그럼, 오늘저녁 파랑새 체신소 편지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음 시간을 또, 기다려 주세요. 지금까지 파랑새 체신소의 김정현 이었습니다. 
 
입력 : 2019-07-05 (조회 : 199)  |  북한개혁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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