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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체신소

전보숙씨가 사랑하는 딸들에게

방송일 : 2019-06-21  |  진행 : 김정현  |  시간 :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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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체신소 >인사말
북조선 청취자 여러분안녕하세요?
한국전쟁은 남 과 북이 부르는 이름도 다릅니다.
대한민국에서는 6.25 한국전쟁, 북한에서는 조국해방전쟁, 이라고 하죠.
6.25 한국전쟁은 누가 누구를 해방시키고 누가 이긴 전쟁도 더군다나 아닌 한 민족끼리 전쟁을 벌인 동족상잔의 아픈 상처만 남긴 부끄러운 전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프고 부끄러운 전쟁이 영원히 끝난 것도 아니고 휴전 상태라고 합니다.
항시적으로 폭발이 가능한 휴 화산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그 위험이 얼마나 큰지를 잘 알기에 휴화산 주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생활터전을 잡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무서운 전쟁이 휴식상태인 나라에서 사는 사람들의 마음은 더 불안하지 않을 까,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오늘저녁 우리 파랑새체신소를 찾으신 전보숙씨는 사랑하는 딸, 민정이에게 편지를 쓰셨다고 합니다. 그럼 그 사연을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파랑새 체신소 >편지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가 한국으로 온 지도 벌써 많은 세월이 흘렀습니다.
벌써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물에 빠진 사람이 짚 오라기라도 붙잡는 심정으로 제가 막 낭 딸과 함께 한국으로 오던 일이 어제 같습니다.
길지도 않은 저의 한 생에 시련과 죽음의 순간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가족을 위해 중국으로 돈을 벌어 온다고 떠났던 딸들, 그리고 그 애 들을 찾으러 들어갔다가 어미마저 북송되면서 저는 사랑하는 딸들과 다시는 볼 수 없는 운명이 되었습니다.
제 딸이 지금은 살아나 있는지, 살아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저는 매일 눈 감고 딸의 모습을 그려보다가 이렇게 파랑새체신소를 찾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딸을 간절히 그리는 어미의 목소리를 우리 딸이 들을 수만 있다면 그리고 저의 편지를 우리 딸이 받아 볼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내 딸 민정이 보아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내 딸, 민정아!!!
결혼을 하고도 오랫동안 아이가 없던 나에게 천사처럼 찾아온 금보다 귀하고 옥보다 귀한 내 딸 민정아,
결혼해서 처음 얻은 딸이라 너를 앞에 놓고 네 아버지와 나는 들면 날세라, 놓으면 날아갈세라 애지중지 사랑만 주었다.
그런데 다행이도 네 밑으로 딸을 넷이나 낳았다. 그런데 내 나이 43에 부끄럽게도 막내 민선이를 또 낳았어.
그래도 우리 부부는 그 딸 다섯을 다른 집 아들 다섯보다 더 사랑스럽게 귀중하게 키웠지.
늘 다섯 딸의 재롱부리고 재잘거리는 모습에 행복이 넘치고 웃음이 넘치던 우리 집이었다.
그런데 네 아바가 일을 하다가 갑자기 사망했는데 그 때 네 막내 동생 민선이는 겨우 세 살이었어.
너무 앞이 캄캄해 엄마가 막내 민선이를 아이 없는 집에 주려고 결심했는데 민정아, 너와 동생들이 울며불며 우리가 한 숟가락씩 적게 먹고서라도 막내를 돌보겠으니 절대로 막내를 다른 집에 주면 안 된다고 말리는 바람에 막내를 끝내 남에게 주지 못했지.
그 날, 우리 여섯은 밤 새 붙잡고 함께 울었어.
민정아, 그렇게 너희들 덕분에 엄마 곁에 남은 민선이가 지금 한국으로 엄마와 함께 와서 유일하게 이 엄마의 곁을 지켜주고 있단다.
민정아, 사랑스런 우리 맏딸아, 너는 우리 집의 맏딸로 태어나 우리 집의 주인구실, 아빠구실, 큰 언니 구실, 다 하면서 엄마의 믿음직한 버팀목이 되어주었어.
어려운 살림살이에 나이보다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사랑하는 내 딸 민정아,
연약한 네 어깨위에 너무 무거운 짐을 지워놓고 언제 한 번 고맙다, 사랑한다는 말도 제대로 못 해준 엄마다.
이렇게 기약 없이 갈라질 줄 알았더라면 그 때 너를 그러안고 “내 딸아, 민정아~ 네가 있어 이 엄마가 살 수 있었다.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한 마디라도 해 주었을 텐데.... 엄마는 그 생각을 하면 지금도 가슴이 찢어지고 미어진다.
그처럼 모진 세상에서도 너희들이 조금씩 커 가는 것을 보면서 그 걸 낙으로 생각하고 살았는데 북한이 고난의 행군을 하면서 북한의 여느 가정처럼 우리 집에도 폭풍이 닥쳐왔었지.
내 사랑하는 딸 민정아, 스믈이 갓 넘은 네가 중국에 가서 돈을 벌어가지고 와서 엄마와 동생들을 살린다고 야밤에 두만강을 넘는데 그 때 엄마의 가슴은 갈기갈기 짖어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네가 인신매매에 걸려들어 제 몸 하나 건사 하게 되자 네가 엄마에게 부담을 덜어 준다고 나머지 동생 네 명을 다 데려가지 않았니.
그리고 얼마 후에는 나도 너희들을 찾아 중국으로 갔는데 우리 가족 모두 줄줄이 북송이 되는 대 참변이 일어났다.
너희들이 북송되는 바람에 중국에서 낳은 너희 자식들은 그렇게 고아가 되고 말았다.
내 딸 민정아, 북송되었다가 다시중국으로 간 나는 막내와 네 딸 영선이, 셋째 네 딸 홍월이, 넷째의 딸 명성이를 엄마가 한국으로 데리고 왔단다.
대한민국에선 이 애들같이 아빠, 엄마가 없는 애들을 잘 돌봐주었고 이 애들도 일직이 철이 들었어.
지금 영선이는 고중을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갔고 홍월이와 명성이는 잘 자라고 있단다.
내 딸 민정아 너도 그렇고 사랑하는 네 달들 어떻게 하나 강하게 이겨내라.
그래서 절대로 죽지 말고 다시 만나야 한다.
내 딸들이 낳은 자식은 엄마가 잘 키우고 있으니까 절대 다른 생각 하지 말고 꼭 살아야 한다.
이제 통일이 되는 날, 너희 딸들을 잘 키워서 엄마가 꼭 너희들 품에 안겨 줄게.
이제 그런 날이 반드시 올 거라고 엄마는 믿는다.
민정아, 엄마는 대한민국에서 건강하게 잘 살고 있단다.
엄마는 오직 너희들과 만날 희망 하나로 버티며 살고 있다.
그리고 기특하게도 내 손녀들이 너무 잘 자라고 있고 공부도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모른다.
지금은 엄마가 네 딸 영선이와 셋째의 딸 홍월이만 데리고 있어.
넷째의 딸 명성이는 중국조선족인 자기 친 할머니 한국에 오셔서 같이 살고 있는데 이따금씩 함께 모여 밥도 먹고 화목하게 지내고 있다.
막내는 시집을 가서 이제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는데 잘 살고 있다.
이제 우리가 만나서 이 모든 것들을 옛말처럼 이야기 하며 살 그럴 날만 남았어
그러니까 내 사랑하는 맏딸, 민정아, 그리고 나의 딸들아, 너희들은 이 엄마가 , 네 딸들이 한국에서 엄마를 자나 깨나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절대로 잊지 말고 건강하게 살아만 있어다오.
엄마가 내 손녀들과 내 딸들이 반드시 다시 만나게 해 달라고 열심히, 아주 열심히 기도하고 있어.
사랑하는 내 딸 민정아,
언제면 내가 사랑하는 내 딸들을 내 품에 꼭 안아볼 수 있을까?
엄마는 이 밤을 새면서라도 너희들과 대화하고 싶고 딸들에 대한 그리운 마음을 이 종이위에 쓰고 또 쓰고 싶구나.
잘 있어라 내 딸들아~....꼭 살아야 한다. 알아들었지.
~안녕히~  서울에서 엄마가
<파랑새 체신소 >마지막 인사말
북조선 청취자 여러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하는 딸들을 넷씩이나 북한에, 그 것도 어디에 갇혀있는지 어떤 제재를 받았는지조차 모르고 사시는 전보숙씨의 마음이 과연 어떨지 짐작이 가시나요?
개도 새끼가 먹이를 먹으면 조금이라도 더 먹으라고 양보하고 새끼가 밥을 다 먹기를 기다려 주더라고요.
나라가 싫고 고향이 실어서가 아니고 살고 싶어 떠난 탈북이고 제가 생각해 보아도 이건 그렇게 죽을 죄 까지는 아닌 것 같은데 도대체 전보숙씨의 소중한 딸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한 엄마의 소중한 딸들, 한 자식의 소중한 엄마인 그 들이 어디에 있든 부디 무사하기를, 그래서 반드시 사랑하는 가족들과 반드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저도 간절히, 간절히 바라면서 그럼, 오늘저녁 파랑새 체신소 편지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음 시간을 또, 기다려 주세요. 지금까지 파랑새 체신소의 김정현 이었습니다. 
입력 : 2019-06-21 (조회 : 187)  |  북한개혁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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