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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체신소

전미경씨가 보고픈 딸에게

방송일 : 2019-04-19  |  진행 : 김정현  |  시간 :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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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체신소 >인사말
북조선 청취자 여러분안녕하세요?
제가 사랑하는 딸 같은 애가 한 명 강원도에 사는데 아니, 며칠 전에는 떡 뚜꺼비 같은 아들을 안고 서울 나들이 왔다며 저희 집에도 잠깐 들렸더라고요.
그런데 애가 얼마나 튼실하고 이쁜지, 그리고 북한에 계신 진짜 친정어머닌 딸이 애를 낳은 것조차 모르신다며 눈물까지 글썽이는 겁니다.
아이고, 세상에 한 나라에 살면서 어찌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단 말인가, 무슨 말로 어떻게 위로를 해 주어야 할지, 제 마음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습니다.
이렇게 딸은 한국에서 엄마는 북에서 또, 어떤 이는 딸은 북에서 엄마가 남쪽에서 가족을 그리며 또, 한 번 의 봄을 맞았습니다.
오늘저녁 우리 파랑새체신소를 찾으신 전미경씨는 북한에 두고 온 그리운 딸에게 편지를 쓰셨다고 합니다. 그럼 그 사연을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파랑새 체신소 >편지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가 돈을 벌어와 함께 잘 살자고 어린 딸과 약속을 하며 북한을 떠나지도 벌써 많은 세월이 흘렀습니다.
벌써 강산이 스 므 번이나 바뀌었으니 제가 낳은 딸이라고 해도 다 자란 제 딸을 엄마인 저도 잘 알아 볼 것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부모와 자식으로 태어난 이 천륜은 절대로 끊을 수 없고 세월이 갈수록 우리 딸에게 너무 미안하고 그리운 마음만 더 해갑니다.
사랑하는 딸에게 돈을 벌어다 호강을 시킨다는 것이 어린 마음을 아프게 하고 고통만 준 것이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그래서 그리운 딸에게 엄마의 사랑하는 마음도 전하고 싶고 다 자란 딸에게 용서도 구하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편지를 썼습니다.
이 편지가 사랑하는 우리 딸에게 가 닿았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꿈에도 그리운 내 딸 선경이 에게
내 딸 선경아, 그 동안 잘 있었니?
선경아, 너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면 누구와 살고 있는지?
그리운 내 딸아, 엄마가 너와 헤어진지도 20년이 라는 세월이 흘렀구나.
강산이 두 번 변했을 그 긴 세월,
엄마의 딸로 태어나 주어 그저 감사하고 고마운 우리 딸.
나는 네 이름을 불러만 보아도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쉴 새 없이 두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구나.
우리 선경이 이제는 28살이 되었으니 너도 이젠 결혼도 하고 자식도 낳았을 것이다.
엄마가 사는 한국에서는 처녀애들이 공부를 하고 사회에 성공을 하려고 애를 쓰다 보니 북한보다는 결혼을 늦게 하는 편이지만 북한에서 그 나이면 누구나 시집을 가지 않니?
그래서 내 딸도 이젠 시집을 갔을 것이고 모름지기 손자들도 태어났을 것 같다고 짐작만 해 본다.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우리 딸을 만나 사는 사위도 좋은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건 엄마의 너에 대한 믿음이다.
어렸을 적에 헤어졌지만 넌 참 이쁘고 착하고 바르게 잘 크던 아이었어.
내 딸 선경아, 너는 자라면서 엄마, 아빠의 말을 한 번도 거역 한 적이 없고 언제 한 번 속을 썩인 적도 없었어.
그렇게 네가 우리 집 귀염둥이로 잘 자라던 어느 날, 너는 그 일을 지금도 기억하는지 몰라도 아주 놀라운 일이 벌어졌잖아.
그게 아마 네가 5살 되던 해였을 거야.
엄마가 귀중한 식량을 주고 네게 꼭 맞는 빨간 동복을 하나 사 입혔는데 너도 좋아 하고 나도 그 동복이 맘에 들어 너무 좋았다.
그런데 새 동복을 입고 학교 운동장에서 뛰어놀던 너에게 나쁜 여자가 다가가 너를 이리저리 꼬셔서 멀리로 데리고 갔지.
그리고는 너에게서 새 빨강동복을 벗겨가지고 달아났다.
그 날, 나와 네 아빠는 밤새도록 너를 찾아다녔고 안전부에, 동 사무소에 신고를 했는데 그렇게 3일 간이나 너를 찾아 헤맸어.
선경아, 그런데 하늘이 도왔는지 다행히도 종성구의 한 마음이 착한 아줌마가 추위에 떨고 있는 너를 발견하고 자기 집에 데려다 재워도 주고 바로 신고를 해 준 덕에 너를 찾을 수 있었거든.
에구~ 지금 생각해 보아도 가슴이 철렁 하는 일이다.
엄마, 아빠는 널 찾는 3일간 10년도 더 늙어버린 것 같아 .
매일 그렇게 이뻐 하고 사랑만 받아야 할 나이었지만 그 당시 사는 것이 어려우니 오직 돈 벌러 다닐 생각만 한 엄마도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잘못 했어.
꿈에도 그리운 내 딸, 선경아, 너무나 어린 너를 두고 엄마가 중국에 돈을 벌어 온다고 집을 나오는 바람에 네가 얼마나 고생했겠니?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딸을 두고 집을 나온 엄마도 마음이 늘 편한 것은 아니었지만 늘 엄마의 사랑을 받아야 할 어린 네가 겪었을 마음의 상처는 무슨 말로도 표현 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는 너도 어른이 되고 시집도 가 보아 세상을 조금은 이해하고 엄마를 조금은 이해해 줄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이 엄마를 마음껏 원망하고 욕을 한 대도 엄마는 할 말이 없다.
부모를 잘못 만난 네 탓도 있고 나라를 잘 못 만난 엄마의 탓도 있을 거야.
너는 끝가지 책임지지도 못할 걸 엄마는 왜 나를 이렇게 낳아 어린나이에 버렸을까, 하고 몹시 원망하겠지.
하지만 선경아, 내가 북한을 떠난 그 순간부터 오늘까지 어는 하루, 어느 한 순간도 엄마는 너를 잊은 적이 없고 너를 위해 하나님께 기도를 안 한 적이 없다.
내 딸 선경아, 우린 반드시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야.
엄마는 늘 그 희망의 끈을 놓은 적이 없고 꼭 그렇게 되리라고 굳게 믿는다.
나는 네가 그저 건강하게 배를 곯지 말고 잘 살기만을 기도한다.
내 딸이 여무지고 똑똑하니까 나는 너를 만난 사람도 분명 좋은 사람이고 성실한 사람일거라고 믿고 있어.
엄마가 없지만 나를 대신해 이모나 외삼촌들이 네 결혼식을 잘 해 주었으리라, 엄마는 그렇게 믿는다.
너는 어려서부터 성격이 활달하고 사람들도 잘 따른 애였으니까 지금도 물론 잘 살고 있을 거라고 엄마는 믿는다.
선경아, 엄마 마음이 지금도 가장 아픈 것은 네가 유치원에 다닐 때 어렵게 살다보니 언제 소풍 한 번 같이 가주지 못하고 맛있는 소풍도시락 한 번도 싸주지 못한 건데. 어린 네 마음은 오죽 했겠니?
네가 그렇게 좋아하는 사탕, 과자도 많이 못 사주면서 어린 네가 칭얼댄다고 오히려 윽박지른 걸 생각하면 너무 많이 미안하고 또 미안하구나.
너무 후회스러워.
엄마가 이제 선경이를 만나면 그 때 못 해주었던 미안한 마음 다 합쳐서 네가 해 달라는 대로 원 없이 잘 해주고 싶어.
그리운 선경아, 한국은 북한에 비할 바 없이 잘 사는 나라이지만 이 것도 사람이 사는 나라라 어려울 때도 많단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우리 딸 선경이를 생각하면서 힘을 내서 다시 일어나곤 한단다.
선경아, 그 누가 뭐라고 해도 너와 나는 절대로 갈라놓을 수 없는 혈육이고 엄마와 딸이다. 그러니까 우리 선경이 조금 더 참고 힘을 내고 절대로 희망의 끈을 놓지 말길 바란다.
이제 하늘이 꼭 도울 거야.  이 엄마는 남북이 서로 왕래도 하고 서신도 주고받을 날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선경아 그러니 반드시 건강하게 그 날까지 잘 살아있어 줘.
엄마와 둘이 마주 앉아 온 밤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오늘 편지는 아쉽게 여기서 마칠게. 잘 있어라
서울에서 엄마로부터
<파랑새 체신소 >마지막 인사말
북조선 청취자 여러분,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들 합니다.
생활이 어려워 살길을 찾아 떠나던 엄마의 눈에 비친 작은 딸의 모습은 이미 저 멀리 흔적으로만 남았지만 피로써 맺어진 엄마와 딸 사이를 누구도 어떤 이유로도 절대로 갈라놓을 수는 없습니다.
헤어져 20년 세월이 흐른 지금 서로가 상상으로만 그려보는 엄마와 딸이 되어버렸지만 가슴속에 간직한 애정만은 누구보다 크고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북한 사시는 전미경씨의 따님 분께서 어머니의 바람대로 어머니를 반드시 다시 만나실 날을 저도 간절히 기대해 봅니다.
그럼, 오늘저녁 파랑새 체신소 편지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음 시간을 또, 기다려 주세요. 지금까지 파랑새 체신소의 김정현 이었습니다. 
입력 : 2019-04-19 (조회 : 135)  |  북한개혁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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