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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체신소

이혜영씨가 고향에 두고 온 아들, 딸에게

방송일 : 2018-09-07  |  진행 : 김정현  |  시간 :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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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체신소 >인사말
북조선 청취자 여러분안녕하세요?
찜통 같은 더위가 역사의 기록을 연신 갱신하며 수그러들 줄을 모르더니 어느새 와 닿은 가을의 문어귀에서 그만 맥이 진해버렸는가 봅니다. 아이구~ 더워도 보통 더웠어야죠, 매일 파김치처럼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던 유난히 더운 여름이었죠. 근데 이게 한국만 이러는 게 아니고 세게 많은 나라들이 다 이렇게 무더위, 물난리, 가뭄으로 몸살을 앓는다고 합니다.
혹시 지구가 잘못 된 게 아닌지, 내년은 올 여름보다 더 덥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네요.
북조선도 매일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계속 되었으니 그 엄청난 폭염 속에 내 가족, 내 혈육들은 무사히 지냈을까, 걱정이 앞서지만 문안조차 할 수 없는 이 현실에 가슴만 답답할 뿐입니다.
그래도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북한에 남겨진 가족들이 아무 탈 없이 무난히 이 여름을 보냈다는 반가운 소식이 실려 오길 간절히 바래보는 건 저만 그런 걸까요?
이래저래 괜히 싱숭생숭한 마음이 오늘은 왜 그런지 북한 고향으로, 고향으로 자꾸 달려가는 밤입니다.
오늘저녁 우리 파랑새 체신소를 찾으신 이혜영씨도 북한에 두고 오신 아들, 딸들 생각에 오늘 밤은 잠들 수 없다 시며 편지를 쓰셨다고 합니다. 어떤 사연인지, 그럼 그 사연을 함께 들어 보시겠습니다.
<파랑새 체신소 >편지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서울에서 사는 이 혜영입니다.
파란만장한 인생의 이런 저런 풍파를 겪으며 제 삶이 닻을 내린 곳은 대한민국입니다.
저는 사는 걱정은 전혀 없어 그저 하루하루 건강에만 신경을 쓰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나 깨나 두고 온 자식들을 생각하면 늘 마음이 불안하고 무언가 엄마로써 다 하지 못한 책임감 때문에 마음이 아픕니다.
물론 요즘은 먹고 사는 것도 괜찮아졌다고는 하지만 자식들을 언제다시 만날 수 있을지, 매일 보고 싶고 목소리라도 들어보았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저는 가끔 생각해 봅니다. 우리 민족은 왜 이렇게 늘 갈라져 서로 보고 싶어 하고 늘 그리워하며 가슴 졸이며 살아야 할까, 이 비극이 끝나는 날은 과연 언제쯤일까,
정말 하나님은 대한민국의 하늘에만 계시고 북한의 하늘에는 안 계신건 아닌가? 끝없는 의문이 꼬리를 물지만 그 누구도 답을 해 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저는 그리운 자식들이 늘 안녕하기만 바라는 엄마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썼습니다. 그리고 이 편지가 우리 자식들에게 무사히 가 닿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보고 싶은 내 아들, 딸에게
사랑하는 내 아들, 딸아, 그 동안 건강하게 모두 잘 있는지?
아들, 며느리 딸, 사위, 손자, 손녀... 모두 너무 보고 싶구나. 귀여운 손자, 손녀들은 이젠 얼마나 컸는지 몇 학년이나 되었을지 잘 상상도 안 되지만 많이 보고 싶구나.
내 딸아, 너는 아프다고 했는데 지금은 좀 나았는지 엄마가 옆에서 도와주지도 못하고 걱정만 하고 있어 정말 미안하구나. 너에게 좋다는 약을 구하고도 보내 줄 수 없는 엄마의 마음은 얼마나 아픈지 그저 안타깝구나.
엄마 없이 살려니 얼마나 힘들겠니. 내가 올 때 온단 말도 못하고 병원에 간다고 하고 왔으니 많이 걱정했을 것 같구나.
더군다나 보위부나 조직에서 단련을 얼마나 받았을지 생각하면 더 미안하구나.
사랑하는 내 아들, 딸아, 엄마는 한국에 와서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 정부의 정책이 좋아 불을 안 때도 따뜻한 좋은 집에서 현대식 가전제품을 놓고 걱정 없이 살고 있다.
한국은 노인복지가 잘 되어 그런지 보통 8~90살은 다 살고 100세 시대를 노래하며 사는데 모든 것이 북한과는 하늘과 땅 차이란다.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정부에서 생활보조금을 주고 이밥도 싫어서 안 먹고 있고 오히려 잡곡이 더 좋다고 잡곡을 골라 먹고 있다.
먹는 것, 입는 것, 걱정 없으니 엄마는 네 동생과 세계여행도 다니고 북한에서는 생각도 못했던 교회도 다니면서 너희들이 잘 되고 아프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도 하고 찬양도 하고 있단다.
그리고 내 아들, 딸아, 놀라지 마라. 엄마는 국제직업학교에 무료로 오히려 돈을 받으면서 다녔는데 컴퓨터 자격증도 땄고 컴퓨터도 마음대로 다루게 되었다.
네 동생은 간호 대학교를 졸업하고 큰 병원에서 생명을 살리는 간호사가 되었는데 아픈 사람들을 정성과 사랑으로 치료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나 잘 살 수 있는 나라인데 네 동생은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해서 국가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자격증도 따고 성공한 삶을 살고 있거든.
그리고 시집도 잘 가 아무 걱정 없이 잘 살고 있어. 막내 사위도 좋은 대학을 나오고 좋은 직장에 다니는데 좋은 집에서  또, 아픈 시어머니도 잘 모시고 있어 이쁨을 받고 산다. 그 막내딸 덕분에 내가 한국으로 오게 되지 않았니.
네 아버지가 원래 사람이 너무 좋고 재간도 많아 그런지 내 자식들은 다 재간도 많았어.
사랑하는 내 아들, 딸아, 정치범으로 끌려간 내 오빠 때문에 우리가 평양에서 회령으로 추방이 되었지만 내 딸은 노래를 잘 불러 군에서 행사가 있을 때마다 뽑혀 다니며 노래를 하곤 했지.
네 아버지가 담배를 많이 좋아해서인지 간암으로 일찍이 세상을 등졌지만 내 자식들은 인물도 좋고 어디에 내 놓아도 자랑스럽게 잘 커 주어 나는 그 것이 너무 감사했다.
그런데 엄마와 막내 동생이 없어졌으니 내 아들이 나 때문에 감시를 받으며 살 생각을 하면 너무 미안하고 죄스럽구나.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엄마가 조금씩 보내주는 돈도 있고 해서 너희들이 밥은 먹고 살고 있다니 조금 마음은 놓인다.
북조선이 그렇게 통제를 한다고 해도 요즘은 세상이 워낙 좋아져서 중국을 통해 너희들 소식을 조금씩은 듣고 있어 그 것도 다행인 것 같다.
사랑하는 내 아들, 딸아, 엄마는 교회 찬양 단에서 찬송도 맘껏 하고 합창단의 한 사람으로 예술 활동도 하면서 즐겁게 살고 있단다.
이 자유로운 행복, 기쁨을 사랑하는 자식들과 함께 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아.
엄마는 가끔은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 이런 생각이 든다. 그래서 더더욱 너희들 생각이 간절한지도 모르겠다.
이제 닥쳐올 겨울은 또 어떻게 보낼까, 엄마는 벌써부터 걱정이다.
북한은 사람보다 아궁이가 이밥을 먹어야 한다고 할 정도로 땔감이 비싼데 그래도 추운 북방의 겨울을 나려면 지금부터 땔감 마련도 잘 해 두어야겠는데 어쩌고 있는지 몹시 걱정이 된다.
여기 사람들은  북한 사람들보다 친절하고 진심어린 사랑으로 우리를 대해준다. 이제 엄마의 소원은 큰 것이 아니다.
그저 사랑하는 내 아들 딸이 부디 아프지 말고 서로 도와 가면서 엄마를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살아 있어주는 것 뿐 이다.
사랑하는 내 아들, 딸아, 추운 겨울이 가면 반드시 봄은 오게 되어 있거든.
금년 봄에 한국의 예술단이 북한에 가서 공연을 하지 않았니. 공연제목도 봄이 온다, 였어.
그 봄을 불러 오려고 남, 북의 정상들이 만나고 지난 8월에는 오래전에 갈라졌던 이산가족들이 금강산에서 혈육들을 만나지 않았니.
엄마는 하루빨리 통일이, 그 것도 평화적인 방법으로 오면 정말 좋겠다. 그러면 내 사랑하는 아들과 딸을 만날 수 있고 우리는 다시 남과 북으로 오고 가며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사랑하는 내 아들, 딸아, 이렇게 밤이 깊어가는 서울의 밤거리를 바라보며 너희들에게 편지를 쓰노라니 오늘따라 내 새끼들이 너무너무 보고 싶어 엄마는 막 미칠 것 같구나.
그 곳에 있는 내 자식들, 다 무고하고 늘 평안하기를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면서 오늘 편지는 여기서 마친다. 안녕히.
너희들을 정말정말 사랑하는 엄마로부터
<파랑새 체신소 >마지막 인사말
북조선 청취자 여러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하는 자식들이 매일매일 보고 싶지만 갈 수 없는 금단의 땅 북한입니다.
자유로이 오가는 철새들마저 부러워지는 초가을 밤, 어쩐지 오늘 밤은 높아진 밤하늘의 북두칠성이 그 자리에서 우리를 바라보며 자기를 바라보며 걸어오면 북쪽으로 올 수 있다, 그러며 손짓 하는 것 같습니다. 
부모와 자식이 서로 그리워하며 아이에서 어른으로, 어른에서 노인으로 속절없이 세대가 바뀌어 드디어 금강산에서 만난 저 이산가족들의 애절한 눈물이 이제 우리 대에서 영원히 끝났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혜영씨 역시 그런 간절한 마음으로 남북의 통일을 간절히 바라고 계십니다. 북한에 계시는 이혜영씨의 아드님과 따님이 어머님의 바람대로 부디 통일 되는 그 날까지 건강하고 평안하게 잘 계시길 저도 간절히 바라면서 그럼 오늘저녁 파랑새 체신소 편지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음 시간을 또, 기다려 주세요. 지금까지 파랑새 체신소의 김정현 이었습니다. 
입력 : 2018-09-07 (조회 : 117)  |  북한개혁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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