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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유럽 편 - (2) 영국의 수도, 런던에서 맛보는 여유

방송일 : 2018-09-05  |  진행 :  |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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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런던에서 맛보는 여유
안녕하세요, ‘내 맘대로 떠나는 자유 여행’의 이야기꾼, 장은광입니다.
오늘은 어제의 위기와 분노와 좌절을 넘어, 이제 새로운 마음으로 여행을 하려고 합니다. 아직 여행의 나날은 시작도 하지 않았으므로 벌써 침울해할 필요는 없는 것이죠. 저는 낙r천적이니까요!
다만 이 낙천성이 일종의 증후군이 되어 여행 때마다 중요한 무언가를 분실하는 습관을 들여버렸습다만, 그건 나중의 일이니까요. 비행기 창문 밖으로 펼쳐진 영국의 풍경은 어제를 잊기에 충분할만큼, 드넓은 초지와 푸른 숲이 가득한 목가적인 분위기였어요.
정신없이 혼잡한 공항을 빠져나와, 미리 예약한 버스를 타고 런던 시내로 향했습니다. 오오, 지나가면서 보이는 집들은 다들 몇 십년은 기본적으로 된 것처럼 고풍스러운 느낌이었습니다. 서울처럼 온통 아파트로 가득하거나 하지 않아서 좋네요.
버스에서 내린 곳은 숙소에서 꽤나 떨어져 있는 곳이었습니다. 이제 갓 점심 때를 지난 시간, 비록 짐은 무겁지만 숙소까지 느긋하게 걸어가보기로 합니다. 휴대폰이 없었으니 지도는 없지만, 첫날 숙소의 위치와 그곳으로 향하는 길은 아직 기억에 생생했어요. 안되면 물어보면 되기도 합니다. 영어가 통하는 나라니까요. 하핫
배가 고픈 상태라 처음 보이는 샌드위치 가게를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영국 요리는 악평이 자자해서, 굳이 이 나라에서는 딱히 특별한 식당을 갈 생각은 없었어요. 그러므로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있는 샌드위치라면 충분한 것이죠. 그렇게 길가에 펼쳐진 가게 의자에 앉아 느긋하게 빵 맛을 즐겼습니다. 역시 유럽, 빵 맛이 좋군요. 한적한 거리에 앉아 지나가는 외국인들을 바라보며, 그들 입장에서는 제가 외국인이겠지만, 영국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겉보기는 많이 다르게 생겼어도 삶은 비슷하긴 하구나 싶었죠.
예약한 숙소는 오래된 건물을 개조해서 ‘도미토리’, 그러니까 큼직한 방에 이층 침대 여러 개를 두고 일종의 공동 숙소로 운영하는 곳이었습니다. 여행객의 입장에서는 모르는 사람들과 한 방을 같이 쓰며 공용 화장실과 샤워실, 부엌을 사용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저렴해서 좋고, 숙소 입장에선 많은 손님을 받을 수 있으니 좋죠. 이런 도미토리 방 위주의 숙소를 ‘호스텔’, 혹은 ‘게스트하우스’라 부르는데요, 저는 여기서 상당한 문화 충격을 받았어요.
그러니까, 혼성 도미토리라서 남자 방과 여자 방이 따로 없었던 것이죠. 어차피 침대는 다르니까 그냥 그 정도면 괜찮을 수도 있는데, 문제는 이 서양 사람들이 남녀를 막론하고 속옷 차림으로 방을 활보한다는 것...일본에서 이런 숙소를 이용해 본 적이 있습니다만, 거긴 남녀 방이 구분되어 있었거든요. 남녀칠세부동석, 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남녀를 구별하는 유교 문화에 익숙하게 지내온 저에게 있어 속옷 차림의 남녀가 한 방에서 지낸다는 것이 엄청난 문화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얼마나 당황했는지 몰라요.
여하튼 한낮에는 다들 여행하러 나가있는지라 숙소는 조용했어요. 제 침대에 짐을 풀고, 개운하게 씻고 빨래까지 하고 나니 마음이 놓이더군요. 그리고 숙소에 있던 컴퓨터를 이용해 다시 이런저런 정보를 수집했어요. 며칠 간의 런던 일정과 프랑스 파리에 예약해둔 숙소로 이동하는 방법 등등...한국과 비하자면 인터넷도 느리고 컴퓨터도 느려서 조금 답답하더군요.
그렇게 느긋하게 오후를 보내고, 저녁거리를 해결하러 밖으로 나왔습니다. 저녁 7시가 되었는데도 엄청 밝네요. 나중에 보니 9시가 넘어서야 해가 지고, 10시는 되어야 ‘밤’이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해가 늦게 지는 나라였어요. 우리보다 고위도라서 그런 것이겠죠.
그래서 저녁이라는 느낌이 아니라, 늦은 오후의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여유롭게, 근처 동네를 둘러보았습니다.
날씨가 좋아서 모든 것이 좋아보이는 것일까요. 퇴근 후 의자 없는 가게에서 맥주를 한잔씩 기울이는 정장차림의 사람들, 넓은 공원 놀이터에서 아이의 그네를 밀어주는 아버지, 호수가를 한가로이 걸어다니며 사람들을 무서워하지도 않는 백조와 오리, 자전거를 타고 공원을 산책하는 사람들까지. 아, 그렇죠. 역시 유럽은 자전거 선진국, 내일은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찬찬히 둘러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치 런던 사람들처럼요.
지금은 서울에도 공공자전거 체계가 갖추어져서, 적은 금액으로 하루 종일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닐 수 있게 되어 있죠. 이런 걸 이용해본 것은 런던이 처음이었어요. 2파운드, 그러니까 약 2.5달러 정도의 금액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24시간 이용이 가능한데요, 매번 처음 30분이 무료고 그 이후는 추가 비용이 들어갑니다. 즉 30분간 타고 반납하는 것을 반복하면 하루 종일 2파운드 이상의 비용이 들지 않는 것이죠. 제 시간에 반납하지 않으면 추가 비용, 그리고 하루를 넘기면 어마어마한 벌금이 부과됩니다. 자동으로 제 계좌에서 결제돼 나가는 방식으로요. 무섭죠.
하지만 런던 시내 곳곳에 공공자전거 거치 대여하는 곳이 많고, 여행지들도 시내 중심가에 밀집되어 있으므로 30분을 넘길 일은 거의 없어요. 런던 지하철이나 버스는 엄청 비싸기 때문에 이런 공공자전거를 잘 활용하면 정말 좋아요. 일단 제 발로 거리를 누비는 것이기에 런던 시내 구석구석을 누빌 수 있죠. 자전거 도로도 잘 되어있고, 아닌 곳도 차량들이 자전거를 배려해주며 운전하기에 그렇게 위험하지도 않아요. 제발 한국에서도 보행자와 자전거가 차량보다 우선되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간절하게요.
이렇게 유럽에서의 첫 하루는 여유롭게 보냈습니다. 문화충격에서 오는 긴장감도 있었지만, 일부러 바쁜 일정을 잡지 않고 느긋한 분위기로 보내며 이를 이겨낸 것이죠. 긴 비행기 여정에 따른 피로도 있었구요.
다음 이야기에서부터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됩니다. 사실 직접 눈으로 봐야 생생하게 와닿는 박물관 같은 것들에 대해서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잘 모르겠네요. 최대한, 상상하실 수 있게끔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그럼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주세요!
입력 : 2018-09-05 (조회 : 156)  |  북한개혁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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