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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이끌어 온 여성

17회 세계인의 마음을 울린 최고의 소프라노, 성악가 조수미

방송일 : 2018-08-24  |  진행 : 김소라  |  시간 :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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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 문화 예술 영역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여성 예술인의 삶을 살펴봅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소프라노, 남한의 성악가 조수미입니다.
클래식 음악의 본 고장인 유럽에서 동양인은 오랫동안 소외되어져 왔습니다. 특히 기악이 아닌 성악의 경우, 서양인에 비해 신체적인 조건이 열악한 동양인은 항상 2등 자리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조수미는 플라시도 도밍고와 같이 세계적인 성악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인종과 신체적 한계를 뛰어넘은 최고의 소프라노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유명한 지휘자 카라얀은 조수미에 대해 “신이 내린 목소리”라며 극찬했고, 역시 유명한 지휘자인 주빈 메타로부터는 “100년에 한두 사람 나올까 말까 한 목소리의 주인공”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성악가들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그리고 평생에 한 번 서기도 어려운 세계 5대 오페라 극장을 모두 섭렵했습니다. 세계 5대 오페라 극장이란, 유명한 성악 가극을 공연하는 극장으로 이탈리아 밀라노의 <라 스칼라>,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스트리아 빈의 <빈 슈타츠오퍼>, 프랑스 파리의 <오페라 바스티유>, 영국 런던의 <코벤트가든 로열 오페라 하우스>를 말합니다.
그녀가 세운 대부분의 기록에는 한국인 최초, 나아가 동양인 최초라는 수식이 늘 따라다닙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물론 천부적인 재능이 가장 크지만, 남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피나는 노력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 결과 1993년, 이탈리아 최고 소프라노에게만 준다는 황금 기러기상을 한국인으로서 수상했고, 2008년에는 이탈리아인이 아닌 사람으로는 최초로 국제 푸치니상으 수상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명성과 걸맞게 1년에 300일 이상 세계 각지로 공연을 다니고 있습니다.
조수미는 경상남도 창원군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서울에서 보냈습니다. 그녀는 어렸을 적 글을 배우기 전에 피아노부터 쳤을 정도로 음악 신동이었습니다. 그런 그녀의 재능을 알아본 부모는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겨우 피아노를 사서, 4살 때부터 딸에게 피아노를 가르쳤습니다. 아주 어린 아이였던 조수미는 하루 8시간씩 피아노 연습을 하기도 하면서 점차 음악과 더욱 가까워져갔습니다. 어렸을 적 꿈이 성악가였던 그녀의 어머니는 자신의 이루지 못한 꿈을 딸에게 투영하였습니다. 어머니의 재능을 그대로 물려받았던 조수미는 10살의 나이에 남한의 공영방송인 KBS에서 주최한 전국 어린이 노래 경연대회에 나가게 됩니다. 예선부터 차근차근 우승을 하고 결선까지 진출했지만, 두 살 많은 여학생에 밀려 준우승에 그치고 맙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녀는 인생을 변화시킨 한 스승을 만나는데, 그는 바로 남한의 유명한 예술학교인 선화예중의 교사 유병무 선생이었습니다.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던 조수미는, 전공을 성악으로 할 것인지 피아노로 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하다 피아노로 결정했습니다. 성악은 변성기를 거쳐야 하고, 변성기 후에도 목소리가 아름다울지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조수미의 목소리를 들은 유병무 선생은 그녀의 목소리가 굉장히 독특하고, 만 명에 하나 있을까 말까 한 목소리라고 성악을 적극적으로 권했습니다. 먼 훗날 조수미는, 자신에게 성악을 강력히 권유하고 이후 변성기에도 목소리를 잘 관리해 준 선생님의 지도 덕에 오늘의 자신이 있게 되었다고 회고하기도 합니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면서 그녀는 당시 한국의 가장 유명한 소프라노이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의 교수였던 이경숙 선생을 만났습니다. 첫 만남에서 조수미의 노래를 들은 이경숙 선생은 그녀를 끌어안고 “너는 틀림없이 세계적인 성악가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조수미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입학 시험에서 역사상 최고의 점수를 받고 입학했습니다.
한국에서 평범하게, 그러나 뛰어난 실력의 학생으로 생활하던 조수미는 불현 듯 유학을 결심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세계적인 음악 명문학교, 산타체칠리아 음악원에 입학하였습니다. 유학 시절에도 그녀의 재능은 남달랐습니다. 그녀는 평생 성악가로 살아갈 자신이 없었지만, 자신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다른 학생들은 3시간씩 연습해서 발표를 했지만, 조수미는 수업 직전에 5분만 봐도 악보가 외워질 정도였고 그렇게 해도 교수들의 칭찬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그녀는 평소대로 5분간 악보를 보고 수업에 들어갔는데, 교수가 갑자기 악보를 찢으며 소리쳤습니다. “내가 끝까지 모를 줄 알았느냐, 5분 전에 악보를 보고 들어오는 것 다 안다. 네 자신이 떳떳하지 못한데 그런 모습으로 어떻게 관중을 만날 수 있느냐”며 호되게 그녀를 혼냈습니다. 조수미는 이 사건을 계기로 점차 진정성있는 음악에 대해 고민하였고, 이후로 끊임없이 노력하여 2년 만에 조기 졸업을 하게 됩니다.
졸업 후 본격적으로 세계 무대에 나선 조수미는 특유의 목소리, 그리고 남들의 수십 배에 달하는 노력으로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1912년에 작곡한 <낙소스의 아리아드네>라는 작품 중 “체르비네타의 노래”라는 곡이 있는데, 이 곡은 최고 높은 음으로 20분이 넘도록 쉬지 않고 불러야 하는, 그야말로 현존하는 최고난도의 곡입니다. 그래서 작곡가마저 이 곡을 부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여 악보의 일부를 수정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994년, 조수미는 세계 최초로 수정되지 않은 원본으로 이 곡을 완창하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동양인 최초로 국제 콩쿠르 6개를 석권했고, 앞서 말씀드린 대로 세계 5대 오페라 극장에서 주연으로 공연한 동양인 최초의 프리마돈나, 즉 오페라 가극의 여 주인공을 맡은 소프라노가 되었고 이 기록은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녀는 세계를 무대로 다니는 자기 자신을 계발하여,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영어, 독일어, 러시아어를 완벽히 구사하도록 훈련했습니다. 이처럼 조수미는 자기 자신에게 누구보다 엄격했는데, 그런 그녀의 전문가 정신을 보여주는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조수미의 아버지는 하나뿐인 딸에 대한 사랑이 지극했습니다. 그런데 2006년, 그녀가 프랑스 파리에서 중요한 독창회를 하던 날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그녀는 급하게 짐을 싸서 바로 귀국하려 했으나 어머니는 “많은 사람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너의 본분이고, 노래를 해서 그 음악회를 아버지께 바치는 게 또한 너의 본분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어머니의 말씀에 따라 슬픔을 누르고 공연을 마친 조수미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앵콜 곡으로 이탈리아 가곡인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와, 한국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불렀습니다. 관객들의 박수가 멈추지 않자 그녀는 “고국에서 아버지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이 노래를 바친다”며 마지막으로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를 불렀습니다. 그 날 공연장의 모든 청중들은 모두 기립박수를 보냈고, 이 공연은 오랫동안 회자될 만큼 유명해졌습니다.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재능으로 만들어진다”는 유명한 옛 말이 있습니다. 조수미의 경우는 뛰어난 재능과 그에 걸맞은 노력이 균형을 이룬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녀의 재능과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또한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그것을 발현시킬 수 없다면 소용이 없습니다. 방송을 듣고 계시는 북조선 여성분들 중에서도 분명히 뛰어난 재능을 가진 분들이 계실 겁니다. 여러분들 중에서도 조수미처럼 자신이 가진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며 그것으로 주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세계적인 예술인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루속히 그런 일들이 가능해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라보면서, 오늘 방송을 마치겠습니다.
지금까지 조선개혁방송의 김소라였습니다.
여러분, 행복하십시오.
입력 : 2018-08-24 (조회 : 88)  |  북한개혁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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