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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유럽 편 - (1) 시작부터 꼬이는 여행

방송일 : 2018-08-29  |  진행 :  |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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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내 맘대로 떠나는 자유 여행’의 이야기꾼, 장은광입니다.
드디어 제 여행 이야기의 마지막 장, 제 3부 유럽편의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와~
학창 시절 이래로, 제게 있어 ‘유럽’이라는 곳은 정말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고대 찬란했던 그리스, 로마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유물과 유적들, 중세의 웅장한 대성당, 그리고 수많은 예술 작품들에 이르기까지. 문학, 역사, 철학의 박물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런 곳이죠.
물론 국력의 중심은 이제 유럽이라기보다는 미국, 러시아, 중국과 같은 나라들로 이동했다고는 합니다만, 그래도 여전히 문화적인 힘으로는 유럽 국가들을 따라갈 대륙이 없죠.
그렇게 꽤나 오랜 시간 기대해오고 또 준비해온 유럽 여행, 그 이야기를 이제 시작해보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이야기이지만 여전히 그 때를 돌이켜보면 생생하게 다가오네요.
유럽 대륙을 한 바퀴 둘러보려면, 사실 끝도 없습니다. 곳곳이 매력적이라서요. 하지만 시간과 자금이라는 한계를 고려해서, 한 달 조금 넘는 여행 계획을 준비했습니다.
긴 여정이니만큼 시작과 끝 지점을 잘 정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보통은 영국을 통해 유럽을 들어가는 것을 추천하곤 합니다. 귀퉁이에 위치한 섬나라이므로, 유럽 본토에서 왕복을 하는 것은 일정상으로 좋지 못하거든요. 그리고 유럽 연합에서도 한발짝 떨어져 나와있는 나라라서, 유럽 본토의 방문 한계일인 90일에 계수되지 않는 것도 장점입니다. 물론 그만큼의 여행 일정도 아니긴 하지만요.
하지만 영국으로 바로 가는 비행기편은 매우 가격이 비쌉니다. 그래서 저는 우루무치를 경유하는 중국 항공사를 이용해서 유럽 대륙의 동편 끄트머리에 위치한 터키 이스탄불 왕복편으로 예약했어요. 그리고 이스탄불에서는 영국 런던으로 향하는 저가항공편을 이용했죠. 그렇게 들어간 비용이 대략 미화 700 달러 정도입니다. 경유편이라 시간이 더 들긴 했어도, 한창 여름 성수기였음에도 반값 정도로 예약할 수 있었던 것은 저에겐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이외에도 유럽 안에서도 최대한 비싼 기차보다는 미리미리 싸게 예약한 버스로 이동하고, 공용 침대방이나 도시 외곽의 야영장을 이용해서 숙박비도 줄일 수 있었죠. 식사의 경우도 숙소 부엌과 야영장을 이용해서 제가 해먹는 편이 더 싸면서도 맛이 좋았습니다. 네, 스스로 해결하는 것도 여행의 재미 중 하나였죠.
저는 그렇게 제 준비가 완벽할 줄 알았어요. 수많은 정보들을 제 휴대폰에 저장해두고 있었죠. 이제 유럽을 손쉽게 만끽하고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아아, 세상 일이라는게, 정말 알 수가 없네요. 여행의 첫 순간부터 저의 자신만만함은 산산조각 나고 말았답니다.
인천 공항을 출발해 첫 경유지인 중국 우루무치에 도착했어요. 어, 그런데 비행기가 공항에 바로 내리질 않았어요. 무슨 일인가 싶어 창밖을 보니, 왠 전신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줄줄이 서 있더군요.
그 때는 한국에 ‘메르스’라 불리던, 일종의 전염병인 ‘중동 호흡기 증후군’이 유행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의심 환자들은 격리 대상이 되어 치료를 받던 그런 시기였죠.
중국에선 예전에 독감으로 인해 많은 인명피해가 났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에서 출발한 비행기를 철저히 검역하는 느낌이었어요. 저는 별 생각없이 그냥 한 번 검사받고 말겠거니 싶었어요. 제가 격리당하기 전까지요.
운도 나빴죠. 하필이면 제 옆자리도 아닌 제 앞자리에 앉은 한 여성분이 미약한 열이 있었나 봅니다. 졸지에 뒷자리에 앉은 저까지 공항 검역소에 붙잡히고 말았어요.
비행기 환승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있었어요. 그러나 공항 직원들은 저를 보내줄 생각이 없어 보였어요. 아니 그들도 당황한 눈치였어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듯한...저는 이야기했어요. 나는 멀쩡하다. 곧 비행기 환승 시간이다. 왜 안보내주느냐.
영어가 통하는 직원도 거의 없어서 손짓 몸짓을 동원하기까지 했어요.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더군요. 비행기 놓치는 것도 놓치는 것이지만, 중국 돈은 한 푼도 없고, 중국말도 모르고, 게다가 격리의 위험성까지. 정말 필사적으로 설명했어요.
그 노력이 하늘에 닿았을까. 비행기 출발 시각이 10분 남짓 남은 시간, 절망하던 제게 드디어 공항 직원의 손길이 맞닿았어요. 일반적인 수속 방식으로는 제 시간에 비행기에 닿을 수 없는 거리, 그러나 직원들만 다니는 통로로 이동해서 길게 늘어선 줄도 지나쳐, 최우선적으로 여권에 도장 쾅! 보안 검사도 대충대충 진행하고 바로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제가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비행기가 출발하더군요. 정말 숨막히던 순간이었습니다.
옆자리에 앉게된 한국분들이 저에게 묻더군요. 제가 격리당한 것처럼 보였으니 신경이 쓰이긴 했을 거에요. 한창 메르스 사태가 심각하던 때였거든요. 설마 터키에서도 이렇게 검사하고 격리되면 어쩌나 싶기도 했습니다.
정작 터키 이스탄불에 도착하니, 전염병 같은 것에는 전혀 신경도 쓰지 않더라구요. 오히려 문제는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는, 이스탄불의 다른 공항인 사비하 괵첸 공항에서 출발한다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공항끼리 연결하는 버스는 끊긴 시간. 그래서 제가 도착한 아타튀르크 국제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간 뒤, 몇 시간을 버틴 후 다시 다른 공항으로 가야만 했죠.
격리 사건으로 정신이 없어서였을까요. 아니면 유럽 대륙의 끄트머리에 도착했다고 들떠서였을까요. 화장실에 제 소중한 여행 정보들이 담긴 휴대폰을 ‘내버려두고’, 공항 버스를 타고 말았어요. 출발할 때까지도 전혀 알지 못했죠.
창밖으로 지나치는 이스탄불의 야경. 그 야경을 간단하게 휴대폰으로 찍어볼까, 싶어서 짐을 뒤져보니. 아뿔싸. 세상에 이런 일이.
국내에서도 휴대폰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정말 답답한 일인데, 말도 잘 안통하는 외국에서는 오죽하겠어요. 여행 내내 답답했죠. 휴대폰으로는 지도도 간단히, 외국어 통역과 해석도 손쉽게 할 수 있죠. 그리고 그 휴대폰엔 제가 미리 저장해둔 숙소와 캠핑장 정보들이 가득했죠.
덕분에 여행 내내 엄청난 고생을 했어요.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물어물어가며, 가끔 틀린 대답 때문에 헤매기도 하고, 경찰과 여행안내소를 적극 활용하기도 하고 그랬네요. 수첩에 필기를 해가면서 정보들을 새롭게 정리했어요. 마치 과거의 여행자가 된 느낌이랄까요. 그런 고생이 지금 생각하면 참 새롭기도 하고 그렇네요.
중국과 터키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사건의 연속으로 시작된 저의 유럽 여행. 그래도 그런 사건에도 불구하고, 저는 기분이 나빠지기보다는 다시 두근거리기 시작했어요. 이제는 좋은 일만 가득하리라고 기대하면서요.
다음 이야기는 영국 런던에서 이어집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입력 : 2018-08-29 (조회 : 153)  |  북한개혁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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