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후원안내

자유게시판

Home > RADIO >사회·문화 > 여행이야기

여행이야기

동남아시아편 - 하노이에서 생긴 일

방송일 : 2018-08-08  |  진행 :  |  시간 :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하기
0:00:00

 

 
 
 
 
 
 
9. 하노이에서 생긴 일
안녕하세요, ‘내 맘대로 떠나는 자유 여행’의 이야기꾼, 장은광입니다.
오늘의 이야기로, 여행 이야기의 제 2부 동남아편이 마무리됩니다. 이렇게 끝을 말한다는 것은, 뭐랄까 조금은 울적한 느낌이 드는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는 것처럼, 아름답게 피었던 꽃이 지는 것처럼.
하지만 새롭게 생각해봅니다. 한 시인의 말처럼,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고요.
아무리 여행이 좋아도, 우리는 다시 우리의 삶의 터전으로 돌아와야만 합니다. 물론 여행으로 업을 꾸리는 사람들도 있지만요. 그들에게 여행은 일종의 ‘일’이므로 우리의 여행과는 조금은 결이 다를 거라 생각해요. 그렇게 여행을 일단락 짓고, 적당한 아쉬움과, 또 다시 여행을 떠날 것을 기대하며 돌아오는 것. 여행 중 느꼈던 기쁨도 즐거움도 분노도 짜증도 모두 한 켠에 묻어둔 채 일상으로 돌아와 그 활력을 가지고 다시 살아가는 것. 그리고 새로운 여행을 꿈꾸는 것.
라오까이에서 하노이로 향하는 침대 기차에 누워, 마치 구소련에서부터 달려왔을 것만 같은 덜컹거림을 느끼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습니다. 전혀 알지 못하던 나라들의, 많이 알려지지 않은 육로 국경을 넘나들며 상당한 고생 끝에 마침내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제법 고생스런 여행을 꽤나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여러 나라의 국경을 넘나드는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었거든요. 수없이 바뀌는 풍경, 다양한 문화를 접하는 그 충격은 신선한 즐거움도 있었지만 그만큼 정신력을 쏟는 일이기도 했어요.
그렇게 지쳐서였는지, 혹은 긴장을 놓았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노이 도착 후 사건이 하나 터졌습니다. 이른 새벽 하노이 역에 내려 지도를 보며 숙소가 많은 지역으로 걸어가고 있었는데요, 갑자기 오토바이를 탄 소매치기가 같이 여행하던 친구의 휴대폰을 그대로 쏙 뽑아서 도망가버리더군요.
정말 어어, 하는 사이에 일어난 일입니다. 새벽이라 교통량도 없어 붙잡을 수는 없었습니다. 어둑한 때에 휴대폰 불빛을 보고 탐욕이 동했던 것 같네요. 어수룩한 외국 여행자는 노리기 딱 좋은 대상이기도 하죠. 새로 산지 얼마 안된 휴대폰이었기도 해서, 친구는 정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일단 숙소를 잡은 후에 낮이 되면 경찰서에 한 번 가보기로 했습니다. 허나 사실 큰 희망은 없었죠. 베트남은 오토바이의 나라이기도 하고, 우리나라처럼 감시카메라가 거리 곳곳에 있는 나라도 아니므로 범인을 찾는다는 것은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나마 도난 증명서라도 발급받는다면 여행자 보험을 통해 어느 정도 보상을 받을 수 있을텐데, 문제는 경찰서에서도 전혀 말이 통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파출소의 경찰관이 할 수 있는 영어는 제한적이었기도 했죠.
그렇게 부질없는 실랑이를 하다가, 시간이 아깝다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일어난 일은 일어난 일. 어쩔 수 없죠. 하노이 구경이나 하기로 했습니다.
거리도 걷고 미술관도 가보고. 하노이 사람들의 생활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향한 곳은 호치민 묘와 호치민 생가. 하노이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곳이죠.
사실 호치민은 죽기 전에 무덤을 크게 만들지 말고 자신을 화장해서 베트남 북부, 중부, 남부에 뿌려달라고 했었죠. 무덤에는 비석도, 동상도 세우지 말라고 했었고 남베트남 사람들을 탄압하지 말라고도 했었습니다만, 현실 정치라는 것이 이상대로는 되지 않았습니다. 거대한 무덤이 조성되고, 호치민의 시신은 방부처리가 되어 보존되어버렸죠.
여전히 북베트남과 남베트남은 내전의 상흔 및 탄압 등으로 인해 지역 간 감정이 좋지 못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이념 때문에 같은 민족이 총부리를 겨누었던 기억은 우리에게도 남아있죠. 베트남 여행은, 그런 점에서 한국 사람들에게는 와닿는 점이 많습니다. 일단 베트남 사람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가지게 되기도 하죠. 이후에 베트남 일주 여행을 한적이 있는데요, 전쟁 박물관 등에서 미군과 한국군의 전쟁 범죄 등을 실제로 보게 되면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민간인 학살과 고엽제로 인한 각종 질병들까지. 아무래도 국내에서는 그런 것들을 접할 기회도 교육을 받을 기회도 적으니까요, 충격을 받게 되었다죠.
이번 여행에서는 그 정도까진 아니었고, 베트남에 대해 이전과는 다른 인식을 하게되는 정도였습니다. 숨 막힐 듯 답답한 공산 사회의 모습이 아니라, 생활력 강한 사람들로 가득한 활력 넘치는 국가였죠. 이듬해 베트남 일주 여행을 통해 이러한 모습들은 더욱 분명히 볼 수 있었습니다. 베트남은 그만큼 매력적인 나라였습니다.
무엇보다 베트남이 매력적이었던 것은, 그 땅에서 생산되는 풍부한 식재료들을 활용한 맛좋은 음식이라고 생각해요. 하노이에서는 ‘분짜’라고 불리는 명물 쌀국수가 있는데요, 양념에 재운 돼지고기를 숯불에 바짝 구워, 새콤달콤한 소스에 쌀국수와 야채를 함께 적셔서 먹는 요리입니다. 특히 무더운 여름날의 여행에서는, 뜨거운 쌀국수 국물보다는 이렇게 새콤달콤한 분짜 소스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더군요. 물론 하노이의 정통 쌀국수도 맛이 좋습니다. 겨울의 하노이는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편이라서요, 따끈한 소고기 쌀국수 국물이 그렇게 맛있을 수 없죠. 그리고 프랑스 식민 시절의 영향인지, 베트남의 빵맛은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반미’라 불리는 샌드위치가 있었는데요, 길쭉한 바게트 빵 속에 갖은 햄과 야채, 고수 등을 넣어 먹는 음식인데 참 싸고 맛있는 음식입니다. 베트남을 가게 되신다면 이런 메뉴들 한 번 드셔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자, 저의 동남아 여행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납니다. 못다 한 이야기도 많아요. 그리고 이듬해 떠난 베트남 일주 여행, 그리고 작년에 떠난 캄보디아 여행 이야기도 있고 하지만요. 남은 시간들은 무대를 바꾸어, 한 달 가량 떠났던 유럽 여행 이야기를 해드리고자 하거든요. 한국 청년들이 꿈꾸는 최고의 배낭 여행지, 너무나도 멀기 때문에 평생 몇 번 가보기 힘들지만, 그래도 누구나 바라고 원하는 바로 그 곳. 유럽 대륙에서의 여행 이야기가 다음부터 펼쳐질 예정입니다.
유럽여행 또한 나름 흥미진진하게 위기적 상황들이 일어나며, 저를 두근두근 거리게 만들었다죠. 다음 이야기, 제 3부 유럽 편을 많이 기대해주세요!
 
입력 : 2018-08-08 (조회 : 128)  |  북한개혁방송
Copyright ⓒ 북한개혁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