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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동남아시아 여행 (12) 국경을 넘어 라오스로

방송일 : 2018-07-04  |  진행 :  |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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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내 맘대로 떠나는 자유 여행’의 이야기꾼, 장은광입니다.
오늘의 일정은 꽤나 장거리입니다. 그래서 일찍 일어났는데, 매싸롱의 새벽은 제법 쌀쌀하더군요. 그리고 매싸롱의 하루는 무척이나 일렀습니다. 이미 새벽 시장에는 많은 상인들과 행인들로 활기찬 하루가 시작되었더군요. 과일도 사고, 아침으로 해결할 먹거리도 샀습니다. 확실히 중국계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다른 동남아 지역에서 볼 수 없었던 ‘군만두’가 있더군요. 갈 길이 멀기에 든든하게 먹어둡니다.
많은 현지인들 사이에 껴서 합승 트럭 ‘뚝뚝’을 타고 다시 치앙라이로 돌아갑니다. 태국 동북부의 중심 도시라서, 거의 모든 이동은 이 ‘치앙라이’를 거쳐서 가야하거든요. 국경 도시인 ‘치앙콩’으로 향하는 버스로 갈아탔습니다. 낡은 버스는 드넓은 논이 펼쳐진 평야 지역을 느긋하게 달렸습니다. 평화로운 풍경에 하품이 나며 잠이 몰려왔지만, 국경 도시에 이르기 직전에 버스에서 내려야하기 때문에 마냥 졸 수는 없었어요.
태국과 라오스는 꽤나 긴 국경을 맞대고 있기 때문에, 국경을 넘을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치앙콩 쪽 국경은 동남아 여러 나라를 지나는 기나긴 강, 메콩강이 국경을 이루고 있죠. 예전엔 배를 타고 국경을 넘어야했습니다만 ‘우정의 다리’라는 것이 생겨서 더 편하게 국경을 넘을 수 있게 되었어요.
버스에서 내린 곳은 길게 뻗은 도로만 있는 허허벌판이었습니다. 국경까지 몇 키로를, 무거운 등짐을 메고 걸어가야해서 고생 좀 하겠다 싶었는데, 지나가던 합승 트럭 기사분이 무려 무료로 태워주시더군요. 아마 라오스에서 태국으로 들어오는 승객을 태우기 위한 트럭으로 보였는데요, 그래도 영업하시는 기사분이 짧은 거리지만 친절하게 외국인을 태워주다니, 감격스러웠죠.
태국과는 달리 라오스는 입국할 때 일종의 수수료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국경에서 국경 도시 버스터미널까지 멀리 떨어져있어서, 이를 연결해주는 합승 트럭들도 돈을 받더군요. 라오스가 잘 사는 태국보다 오히려 물가가 더 비싼 것이 놀라웠습니다. 먹거리는 자체 수급이 나름 되는 것 같았는데, 공장이 없기 때문에 가공품들은 대부분을 태국으로부터 수입해오고 있었고, 그래서 물가가 더 비쌌던 것이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엄청 비싸다거나 그런 건 아닙니다. 태국, 베트남에 비해 상대적인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에요.
라오스 쪽 국경 도시의 이름은 ‘훼이싸이’였습니다. 버스 터미널은 도시 중심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도시 자체는 들르지 않았어요. 버스 터미널 근처 시장을 둘러보고, 매콤한 국수도 한 그릇 사먹고, 버스를 기다렸죠. 나름대로 국경 도시에서 라오스 중심 도시로 향하는 노선인데도, 하루에 몇 대 없어 저녁까지 기다려야만 했어요.
우리가 타게 된 버스는 ‘슬리핑 버스’라고 불리는, 즉 ‘침대 버스’였습니다. 거의 다 눕혀지는 침대 좌석이 2층으로 구성되어 있어 꽤 많은 사람들이 탑승하죠. 네 칸짜리 좌석도 있고 세 칸짜리 좌석도 있는데, 라오스에서는 전부 네 칸 좌석뿐이었습니다. 이듬해 베트남 일주 여행을 했을 때 비로소 세 칸짜리 좌석을 타봤네요.
저녁에 출발해 밤새도록 달려 새벽에 옛 왕국의 수도 루앙프라방에 이르는 여정입니다. 비좁은 4칸 좌석에서 모르는 사람이랑 부대껴야하고, 게다가 비포장 도로에 온갖 산악 지형을 다 통과하는지 밤새도록 흔들렸죠. 제대로 잠든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그냥 버티는 것이었죠.
하지만 루앙프라방으로 이동할 방법은 이것 외엔 없었어요. 라오스는 철도가 없거든요. 비행기를 탈 생각이었다면 애초에 육로로 국경을 넘지 않았겠죠. 하지만 차라리 비행기를 탈걸, 하는 생각은 라오스 국내를 이동하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이었어요. 아마 버스를 꽉 채운 수많은 여행객들이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특히 덩치큰 서양 사람들에게 좁디좁은 좌석은 고역이었겠죠.
그렇게 밤의 사투를 벌이다 마침내 루앙프라방에 도착했습니다. 라오스 제 2의 도시로, 유서 깊은 역사를 자랑하고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산과 강이 어우러진 풍경과 함께 어우러진 붉은 지붕들, 그리고 많은 불교 사원들과 탁발승, 즉 머리를 깎은 승려들의 행렬이 인상 깊은 도시죠.
역시나 버스에서 내린 곳과 도시는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요, 어차피 아침 일찍 도착했기 때문에 숙소에 가봤자 별 수 없으므로 천천히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날이 밝아오며 루앙프라방은 깨어나기 시작했어요. 독실한 불교국가이니만큼, 새벽의 풍경은 탁발승들의 행렬로 시작되더군요. 주민들이 도로변에 무릎을 꿇고 앉아 기도하며 기다리다 행렬이 도착하면 시주를 시작합니다. 어른 스님부터 동자승에 이르기까지, 붉은 천를 둘러멘 스님들은 맨발로 아스팔트 길을 걸어갑니다. 물론 시주를 하든말든 제 갈길 가는 현지인들도 많습니다. 전통적으로 스님들이 존경받는 국가이긴 하지만 동시에 사회주의 국가이니만큼, 종교의 영향력이 많이 줄어든 것일까요.
루앙프라방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역시 환전입니다. 국경 도시에서는 태국 바트화를 쉽게 사용했는데, 여기쯤 와서는 아무래도 환전을 하지 않으면 불편할 일이 많겠더군요. 그리고 적당히 숙소를 고르고 짐을 맡긴 후, 고픈 배를 채우기 위해 시장으로 향했습니다.
와, 여행도 벌써 한 주 이상 지났는데, 여기서 문화 충격을 받을 줄은 몰랐습니다. 살아있는 쥐, 말린 쥐, 개구리, 정체를 모를 설치류 등등. 먹지 않는 것이 없더군요! 민물 게, 메기, 이름 모를 민물 생선, 돼지 내장 등등. 어디 한 번 도전을 해볼까 싶기도 했는데, 지난 밤의 고생으로 몸 상태가 썩 좋은 편이 아니어서 참았습니다. 피곤하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그 날은 빨래도 돈 주고 맡기고, 오후 내내 정말 푹 잤습니다. 슬슬 여행의 피로가 몰려올 시기이기도 했어요. 그렇게 푹 쉬고난 다음, 해질녘 즈음에 루앙프라방 한가운데 위치한 야트막한 산에 올랐습니다. 이미 와 있는 많은 여행객들로 인해 전망 좋은 곳은 뺏겼지만, 그래도 자리를 잡고 풍경을 감상하며 일몰을 기다렸습니다.
서서히 시간이 흘러가면서 하늘은 점점 붉게 물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서쪽 멀리, 드넓은 메콩강이 굽이쳐 흐르는 곳으로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습니다. 강물에 붉은 햇빛이 반사될 때는 얼마나 황홀하던지. 고생스럽기도 했고 몸 상태도 좋지 못했지만, 루앙프라방에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드는 풍경이었습니다. 사진으로 남아있는데, 청취자 여러분께 보여주질 못해서 아쉽네요.
루앙프라방에도 태국 치앙마이처럼 야시장이 있었어요. 여행자들이 많기 때문이겠죠. 일정 돈을 내면 한 접시에 음식을 마음껏 담을 수 있는 길거리 식당이 있어, 정말 탑처럼 음식을 쌓아서 맛있게 먹었어요. 그리고 야시장의 정취를 만끽했죠.
그렇게 루앙프라방에서의 첫 날이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리고 어쩌다보니 루앙프라방에서 가장 길게 머무르게 되었어요. 다음 번 이야기에서는 그 사연과 함께, 다시 베트남에 이르는 고생길이 펼쳐질 예정입니다. 기대해주세요!
입력 : 2018-07-04 (조회 : 25)  |  북한개혁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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