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후원안내

자유게시판

Home > RADIO >사회·문화 > 여행이야기

여행이야기

동남아시아 여행 (10) 태국 치양마이를 느끼다

방송일 : 2018-05-30  |  진행 :  |  시간 :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하기
0:00:00

 

안녕하세요, ‘내 맘대로 떠나는 자유 여행’의 이야기꾼, 장은광입니다.
치앙마이 야시장에서의 황홀했던 밤이 지나고, 날이 밝아왔습니다. 늘그막하게 일어나 거리로 나서니, 어제의 엄청난 인파가 거짓말이었다는 듯이 다시 고즈넉한 도시가 되어 있었죠. 오늘 우리는 치앙마이의 유명한 황금 사원, ‘도이수텝’을 구경하려고 합니다.
치앙마이는 작은 도시라, 대도시였던 방콕과는 달리 버스나 전철 같이, 시내를 다니거나 관광지를 연결해주는 대중교통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대신 ‘썽태우’라는 합승 트럭이 여행자들의 발이 되어주고 있었죠. 하지만 이번에는 색다른 방식으로 여행을 해보려고 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오토바이를 빌리는 것, 물론 해외에서 운전을 하기 위해서는 ‘국제 운전 면허증’이라는 것이 필요한데요, 동남아에서는 오토바이가 생활 자가용으로 정착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것 없어도 오토바이를 쉽게 빌리고 또 탈 수 있더군요. 조그만 아이들도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지라, 아마 다 큰 어른인 우리들을 특별히 검사하지 않았을지도요. 여하튼 빌리는 비용도 저렴하고 기름값도 별로 들지 않구요, 우리가 원하는 곳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 도시에서 조금 떨어진 명승지를 갈 때에는 오토바이를 빌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되죠.
여권을 맡기고, 오토바이 위에 올라탔습니다. 사실 생전 처음 타는 것인데, 기본적으로는 자전거와 크게 다를 게 없더군요. 오히려 페달을 밟을 일 없이 손잡이만 돌려주면 되니 더 쉽게 적응하게 되더라구요. 교외로 향하는 길에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넣고,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 지점에 이르러 슬슬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치앙마이 서쪽에, 높게 솟은 산으로 들어가며 상쾌함을 느꼈습니다. 구불구불한 숲속 길을 따라 올라가며, 중간중간 내려다보이는 치앙마이의 모습과 넓게 펼쳐진 평야의 풍경이 너무나도 시원시원했죠. 멋드러진 전망대에서는 이런 풍경을 즐기려는 이들에게 맛있는 석쇠 구이를 팔고 있기도 했습니다. 좋은 풍경과 맛좋은 음식. 즐거움이 바로 거기에 있었습니다.
우리들이 향하는 ‘도이수텝’이라는 사원은 치앙마이 서쪽, 높은 산 위에 있는 거대한 사원으로 현지인들의 불교 신앙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일을 막론하고 참배객들로 붐비죠. 꽤나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니, 황금빛의 첨탑과 불상들이 강렬한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특이하게도, 사원 내부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했는데요, 사원 전체가 돌바닥이라 그렇게 뜨겁지는 않았어요. 우리네 불상과는 달리, 여기서는 푸른 비취옥 같이 투명한 재질로 불상을 만들어 도금된 장식물들과 금박을 입혀 매우 화려한 느낌을 주고 있었습니다. 방콕편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고요한 참선의 도량에 익숙한 우리에겐 이러한 소승불교 사원은 요란한 느낌마저 주었기에 오래 있으며 마음을 가다듬고자 하는 생각은 들지 않더군요. 그래도, ‘도이수텝’ 사원에서 내려다본 치앙마이의 풍경만큼은 일품이었습니다. 불탑과 불상들이 도시를 지켜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 왜 관광객뿐 아니라 현지인들도 이렇게 많이 방문하는지를 알 수 있겠더군요.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여유롭게 산을 내려와, 이번에는 도시 외곽으로 향했습니다. 한국에서부터 미리 알아본 태국 전통 음식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다고 해서요. 향신료를 듬뿍 넣은 태국식 커리와 쌀국수면의 조화, 그리고 생전 처음 보는 태국식 간식까지. 이름도 모르는 채 여러 음식들을 만끽했어요. 풍요로웠죠.
그날 하루는 그렇게 한가롭게 보내고, 다음 날엔 특별한 일정을 가졌습니다. 저번에 설명드렸던 ‘투어’라는 여행 상품을 이용한 것인데요, 여행자들이 여럿 모여 함께 특별한 여행지를 향하는 일정입니다. 숙소 앞으로 차량이 와서 저희를 태웠는데요, 그렇게 치앙마이 시내의 여러 숙소를 다니며 한국인, 독일인, 미국인, 남미인 등등을 태우더군요. 어눌한 영어 몇 마디로 어색함을 달래며, 차는 시골로, 시골로 달렸습니다.
이 ‘투어’는 ‘트레킹’이라고 해서, 시골길을 걸어 산을 오른 뒤, 산 위에 위치한 전통 가옥, 솔직히 가옥보다는 오두막이 더 적절할 것 같은 그런 집에서 하루 밤 잠드는 그런 여정입니다. 사실 시골 출신인 저에게는 그렇게 인상 깊지는 않았습니다만, 화려한 도시 속에서 살아오던 사람들에게는 신선한 경험이겠죠.
맑은 공기 마시며 산길을 올랐습니다. 계곡에 뛰어들어 더위도 식혀가면서, 산 위 마을로 향했습니다. 도중에 만나는 다양한 현지인들은 우리 같은 관광객이 낯설지도 않은 눈치였습니다. 이런 무리들이 거의 매일 오기 때문이겠죠.
해가 서서히 기울 때 즈음, 산 정상에 위치한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딱히 특별할 것 없는 산 속 마을이었는데요, 그래도 여유를 맛보며 지는 석양을 바라보니 그것도 참 좋은 경험이더군요.
저녁으로는 간단하지만 소박한 현지 밥상이 차려졌는데, 우리와 같은 한국인들은 밥과 반찬, 국을 매우 맛있게 먹었지만 서양인들은 입에 제대로 대지도 못하더군요. 그것이 안타까웠는지, 함께 했던 한국인 형님이 현지인들에게 고기를 구매해서, 장작불에 구워 나눠먹었습니다. 그렇게 고기와 장작불, 그리고 빛나는 별빛이 수없이 쏟아진 그런 밤을 지새웠죠.
산 위의 밤은 꽤나 쌀쌀했으나, 해가 뜨면서 다시 무더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산을 내려갈 시간, 다시 한 번 폭포에 몸을 던지기도 하면서 내려오고 나니, 코끼리 농장이 나오더군요. 등에 탈 수 있게 되어 있어, 잠시 코끼리를 타고 짧게 근처를 한 바퀴 도는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쇠사슬에 매인 코끼리들이 여행자들 때문에 마치 혹사를 당하는 것 같아 조금 안타깝긴 했지만, 그렇다고 ‘동물 보호’ 같은 논리를 막무가내로 펼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외부인인 우리가 그들의 삶의 방식에 대해 왈가왈부 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이런 여행 상품들로 인해 많은 태국인들의 생계가 해결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고 우리네 감정에만 입각해서 외친다면, 그것 또한 하나의 폭력이 되어버리겠죠. 무엇보다 코끼리들의 맑은 눈동자는 현지인들 또한 매일같이 마주하고 있을테니까요. 그들이 이 코끼리들을 더욱 아껴주기를 바랄 뿐이었죠.
마지막으로는 흘러가는 강물 따라 대나무 뗏목을 타고 내려갔어요. 중간중간 뗏목이 물에 잠기기도 하는 것이, 강물이 엉덩이를 차갑게 적실 때 마치 물에 빠질 것만 같아 서늘하기도 했어요. 바닷가 출신임에도 저는 수영을 할 줄 모르거든요.
그렇게, 치앙마이에서의 모든 일정은 끝이 났습니다. 이외에도 볼 것도 많고 갈 곳도 많지만, 우리의 일정은 육로로 국경을 넘어 라오스, 베트남까지 가야하거든요. 너무 오래 한 도시에 머물 수 없게 일정을 계획한 것이 아쉽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 생각은 이 여행 내내 이어지게 되죠. 그리고 피로도 누적되곤 했어요.
하지만 우리에게 치앙마이는, 그렇게 다채로운 경험으로 남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언제고 다시 방문해, 여유를 가지고 북방의 장미 치앙마이를 만끽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죠. 자, 그럼 다음 이야기에서 뵙겠습니다. 청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입력 : 2018-05-30 (조회 : 23)  |  북한개혁방송
Copyright ⓒ 북한개혁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