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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일본 자전거 여행 (4)오카야마에서 오사카까지

방송일 : 2018-03-07  |  진행 :  |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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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내 맘대로 떠나는 자유 여행’의 이야기꾼, 장은광입니다.
지난 이야기에서는 여러 위기가 겹쳐 매우 급박하게 진행되었죠. 저와 친구의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버린 하루였습니다.
그래도 돈을 좀 썼다고, 따뜻한 물로 온 몸을 깨끗이 씻고 편하게 잠들고 나니 기분도 좋아지고 여유가 생겼어요. 친구랑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제 일은 참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좌절할 일도 아니었어요. 일단 자전거 가게에 자전거를 보여줘서, 수리가 되는 것인지, 금액은 얼마쯤 필요한지를 물어봐야겠네요. 만약 어마어마한 금액이 나온다면, 그냥 자전거를 버려야겠죠. 수리해봤자, 계속 여행할 자금이 없어지니까요.
하지만 그 날은 하필이면 일요일, 주말이었습니다. 바퀴가 굴러가지 않아서 힘겹게 자전거를 들고, 끌고 가고 있는데 보이는 가게마다 문을 닫았으니 참 난감했습니다. 작은 가게가 열려 있었지만, 우리 자전거를 보더니 손사래를 치더군요. 일본에서는 일상적으로 쓰이는 자전거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차에서 내렸던 ‘오카야마’ 역까지 몇 시간을 끌고 오게 되었어요. 그래도 나름 크기가 있는 도시라서, 전자 제품 백화점 건물도 있는 번화한 중심가가 있었거든요. 바로 그 백화점에 수리가 가능한 자전거 가게가 있었어요. 정말 다행이었죠. 이제 여행을 계속할 수 있겠구나.
하지만 내일 저녁 6시에 수리가 완료될 것이라고 합니다. 아직 해가 중천인데, 이게 무슨 말일까요? 그렇게 손님이 많아 보이지도 않는데, 고작 자전거 바퀴 수리에 그렇게 오래 걸릴 리가 없을텐데 말이죠.
알고 봤더니, 이러한 것은 일본인들의 습관인 것 같았어요. 바쁘거나, 수리할 부품이 부족하거나, 여하튼 고객에게 가장 좋은 상태로 자전거를 돌려주기 위해서 최대한 늦은 시간을 말해줬던 것이었어요.
점심을 느긋하게 먹고 오후 3시에 한 번 들러봤습니다. 거의 다 고쳐져있었지만, 직원분이 우리를 보면서 매우 당황해하더군요. 거의 마무리 단계처럼 보였지만, 그래도 너무 독촉해서 제대로 고쳐지지 않으면 곤란하기에 그냥 이 백화점 구경하러 왔다고 말하며 6시에 오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시내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오랜만에 자전거 타지 않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하루 종일 돌아다녔음에도, 역 근처에 놓아둔 자전거는 자물쇠를 잠그지 않았음에도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어요. 일본에서 자전거 도난 걱정은 한 적이 없어요. 일본은 자전거등록제라, 도둑질은 엄두도 내지 못하거든요. 그리고 일본인들은 타인의 시선을 매우 신경쓰기도 하구요.
그렇게 하루를 오카야마에서 더 보내고, 다음 날엔 오카야마 성과 그 성 옆에 일본 3대 정원이라 불리는 ‘고라쿠엔’을 구경하러 갔습니다. 일본의 성은 한국의 성곽과는 달리 마을을 둘러치는 성이 아니라, 언덕 위나 산 위에 마치 거대한 높은 건물처럼 우뚝 솟아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 영주가 머무는 그 성을 중심으로 해서 성 아래쪽에 마을이 발전하게 되죠. 오카야마는 까마귀 성이라 불리는 오카야마 성과 함께, 오카야마의 영주가 만든 거대한 정원인 ‘고라쿠엔’이 특히 유명하므로 꼭 들러볼 필요가 있어요.
특히 일본성 중에 가장 아름다웠던 성은, 오카야마로부터 이틀 뒤에 도착하게 된 히메지 성이었습니다. 일본의 국보이자 세계문화유산으로, ‘천수각’이라고 하는 새하얗게 빛나는 성루가 우아한 자태를 뽐내기 때문에 ‘백로성’이라고도 합니다. 겹겹이 둘러친 성곽과 함께, 언덕 위 천수각까지 오르는 길이 구불구불하고 곳곳이 요새화 되어 있는 난공불락의 성이라고 할 수 있겠죠. 우리나라로 치면 조선 시대에 세워진 성이 꾸준한 수리를 거쳐 남아있는 셈입니다.
히메지를 지나, 한 때 지진으로 모든 고가 도로가 무너졌었던 고베를 지납니다. 그리고 순식간에 고베를 관통해서, 마침내 오사카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와, 벌써 여행의 절반이 된 것이죠!
사실은 일본의 수도 도쿄를 지나 더 가고 싶었지만, 중간 에 제가 자전거에서 넘어져 치료를 받느라 병원을 들르기도 하고, 친구는 자전거 수리도 하느라 자금이 많이 부족해졌어요. 비가 거의 오지 않는 시기였지만 하루는 저녁에 비가 꽤 왔기 때문에, 일본식 여관에서 지내기도 했거든요. 처음 계획을 수정해야했죠.
마치 남한의 호남, 영남, 북한의 관서, 관북 같은 지역 명칭이 일본에도 존재하고 있는데요, 일본의 ‘관서’가 바로 칸사이 지방입니다. 동경, 즉 도쿄가 일본의 중심이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죠. 이 칸사이 지방이야말로 고대로부터 일본의 중심지였는데요, 지금도 여전히 상업과 문화에 있어서는 도쿄 못지않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인구도 많구요.
특히 오사카는 일본으로 떠나는 여행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도시입니다. 저렴한 물가, 다양한 음식 문화, 그리고 교토로 대표되는 역사 문화 유적들이 즐비한 칸사이의 관문 역할을 하거든요.
그래서 오사카에서는 굳이 노숙을 하기 보다는, 저렴한 호텔을 하나 잡기로 했습니다. 숙소에서 가장 비싼 방이었는데도, 둘이 합해 30달러밖에 되지 않는 매우 저렴한 곳이었죠. 그래서 일용직 노동자들이 즐겨 이용하는 곳이긴 하지만, 내부에 공용 목욕탕도 있고 방 상태도 깔끔한 편이었어요. 무엇보다 냉방 잘되는 점에 합격점을 주었죠. 게다가 일본 국영철도와 오사카 시내 지하철역 사이에 위치해 있어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도 매우 편리했어요.
숱한 위기를 견뎌내며 도착한 오사카. 시내의 현란한 야경은 우리의 마음을 들뜨게 했습니다. 가슴 깊숙한 곳에서 솟아오르는 성취감이 있었죠.
‘도톤보리’라는 강 근처에는 오사카 최고의 상업 중심가가 펼쳐져 있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밤을 즐기고 있었어요. 우리도 일본식 부침개인 ‘오코노미야끼’, 문어가 들어간 빵인 ‘타코야끼’, 그리고 볶음 국수인 ‘야키소바’를 맥주 한 잔과 곁들였어요.
역시 ‘먹다가 죽는다’라는 말이 어울리는, 오사카였어요. 특히 다음 날에는 ‘회전 초밥 뷔페’라고 해서, 뱅글뱅글 도는 접시들 위에 초밥이 얹어져 나오는 무제한 식당이 있었는데요, 일정 금액을 내면 정말 마음껏 초밥을 먹을 수 있는 방식이었죠. 한창 때의 우리는 정말 끝없이 먹었고, 일본인 종업원이 놀랄 정도였어요. 아마 우리 같은 손님만 있다면 그 식당은 망하겠죠. 하하하...
그렇게 오사카에서 재충전을 마친 우리의 여정은 일본의 천년 수도, 교토로 향합니다. 교토는 남한의 경주와 같은 위상을 갖고 있는 도시인데요, 고대로부터 일본의 수도로 정치의 중심지였습니다. 지금은 그 때부터 지금까지 남아있는 수많은 사찰들과 문화재들로 역사 관광의 중심지이기도 하죠. 특히 고대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수많은 사람들과 선진 문화가 흘러갔었는데요, 그런 흔적들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비록 자전거 여행 때는 많은 곳들을 둘러보진 못했지만, 그 후에 일본 여행을 여러 번 다녀오면서 천년 고도의 향기를 만끽했었어요. 언제고 그런 이야기를 들려드릴 기회가 오면 좋겠네요.
교토에 이르면 벌써 열두 번째 날. 총 21일 간 여행을 했었으니, 마지막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또 어떤 내용이 펼쳐지게 될까요? 기대해주세요~
입력 : 2018-03-07 (조회 : 167)  |  북한개혁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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