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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일본 자전거 여행 (3) 오카야마 불꽃축제를 가다

방송일 : 2018-02-21  |  진행 :  |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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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대로 떠나는 자유여행
제3회: 일본 자전거 여행 (3)
방송일시: 2018.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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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지만 나름대로 열정적이었던 여행의 기억들을 나누는 시간.
때로는 넘어져 다치기도 하고 갖은 실수로 낭패를 겪기도 하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여행의 나날들!
그 선명했던 순간으로 다시 떠나는 두근거림을 안고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오늘은 또 어디에서 긴긴 나그네의 발길이 멈추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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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다시 돌아온 ‘내 맘대로 떠나는 자유 여행’의 이야기꾼, 장은광입니다.
무난히도 더웠던 그 해 여름. 그러나 자전거 바퀴는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달리고 있었습니다. 강을 건너고 산을 넘었죠. 산 중턱 즈음, 너무나도 지친 나와 친구는 그늘진 도로 옆 길바닥에 그냥 드러눕고 말았습니다.
꿀맛 같은 휴식 이후, 저는 힘이 절로 솟구쳐 앞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산은 깊고 길은 험했죠. 친구와 간격이 점점 멀어지고 있었지만, 이 활력을 잃기 싫어 조금 더 달린 다음에 친구를 기다릴 생각이었어요.
한참을 기다렸는데, 친구가 오지 않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길을 따라오면 여기로 와야 하는데 말이죠. 근처 편의점에 들러 길을 물어봅니다. 아아, 제가 지도를 잘못 봤었네요. 원래 가기로 했던 길이 아니었던 겁니다.
화들짝 놀란 마음에 열심히 되돌아갑니다. 아무리 달려봐도 친구가 보이질 않았어요. 큰일이 난 거죠. 서로 연락할 방법이 없었거든요. 이 낯선 땅에서 생이별을 하게될 위기. 그나마 저는 일본어를 조금 할 줄 아는데 친구는 한 마디도 못하기 때문에 더 걱정이 되었죠.
아마 제가 길을 잘못 들어간 만큼 앞서 가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숨가쁘게 발을 굴렸습니다. 얼마나 달렸을까...저 멀리, 친구의 것으로 보이는 자전거가 보였습니다. 친구도 제가 너무 오랜 시간 보이지 않아 이상한 느낌을 받았던 것이죠.
서로 규칙을 정했습니다. 앞장 서는 사람이, 보통은 지도를 가지고 있는 제가 앞장서지만, 헷갈릴 만한 갈림길을 만나면 일단 멈추어 서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너무 거리가 벌어지지 않게끔 앞장선 사람이 가끔 되돌아가기 등등. 하지만 며칠 뒤에 또 서로 헤어져 찾아 헤매는 경험을 한 뒤로는, 그냥 서로 속도 맞추어주면서 같이 다니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숨막히는 하루를 보내고 ‘미하라’라는 도시에 도착했습니다. 도시는 쪼그만데 대형 상점이 3개나 되는군요. 도시 전체적으로 도로가 깔끔하고 건물들은 큼직한 것이, 부자 동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수고로운 하루를 마무리하려고 마을 안에 있는 공원에서 잠이 들었는데요, 누군가 곤히 잠든 툭툭 쳐서 깨우더군요. 깜짝 놀라 일어나보니, 경찰 두 명이 앞에 서 있더군요.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여권을 보여달라고 합니다.
낭패입니다. 누군가 우리를 신고한 것일까요. 허겁지겁 짧은 일본어로 이런저런 설명을 합니다. 한국에서 자전거 여행을 왔다, 학생이라 돈이 얼마 없다, 그래서 여기서 눈을 붙였다, 일본을 일주할 생각이다. 설득력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르겠으나, 우리가 딱히 죄를 지은 건 아니니까요. 여행 수고하라는 말을 남기고 순경들은 떠나갑니다.
단잠이 확 달아나버린 깊은 밤. 조금은 화가 나지만, 힘이 없는 외국인은 하소연할 데도 없어요. 참아야합니다. 황급히 여권을 꺼내느라 널브러진 가방을 정리하고는, 다시 잠을 청했죠.
그래서 그런지, 그 다음 날은 매우 늦은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짐을 뒤지며, 라면을 가져왔는데 그간 먹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부탄 가스로 불을 붙일 수 있는 휴대용 가스 곤로, 냄비 세트를 가져왔었거든요. 여행 짐도 줄일 겸, 어제 사온 계란을 톡 까넣고 맛있게 라면을 끓여먹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자전거 여행에서 무얼 먹었는지를 말씀드린 적이 없군요. 주로 아침 식사는 해먹는 편이었어요. 라면을 끓이기도 하고, 즉석밥을 데워 즉석 카레랑 비벼먹기도 하구요. 즉석밥이란, 다 만들어진 밥을 일회용 용기에 담아 진공상태로 포장을 한 후, 먹을 때마다 데워 먹는 형식의 밥을 말합니다. 그리고 카레는 원래 인도의 전통 향신 요리로, 노란 색 걸쭉한 장에 각종 야채를 넣어먹는 약간 매콤한 음식이죠. 또한 일본의 가게들은 저녁 6시 정도가 되면 정가에서 3분지 1, 혹은 반값 정도를 할인해서 곽밥과 각종 음식들을 판매하는데요, 보통 저녁 식사를 그것으로 해결하면서 다음 날 아침에 먹을 것들도 미리 사두곤 했죠. 점심 식사는 더위도 피할 겸 도로가에 보이는 식당으로 들어갔는데요, 특히 제가 좋아했던 음식은 ‘규동’이라 불리는 소고기 덮밥 가게였습니다. 달착지근한 양념에 소고기를 졸여 따끈한 밥 위에 얹어 먹는 요리로, 저렴한 값에 고기 맛을 볼 수 있어 일본 안에서도 인기가 많은 음식이에요. 그리고 달콤한 식초와 밥을 버무린 것에, 신선한 날 생선회를 얹어 간장에 찍어먹는 ‘스시’라고 불리는 ‘초밥’도 즐겨 먹었습니다. 그리고 식사가 부족했다거나 무더위에 지쳐갈 즈음에는, ‘맥도날드’라는 세계적인 햄버거 가게에서 허기를 채웠답니다. 햄버거는 북조선 말로 고기겹빵이라고 부른다죠? 빵 사이에 고기와 야채를 넣어서 먹는 음식인데, 간편하게 조리해서 빨리 먹을 수 있는 음식입니다.
그나저나 너무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만 했을까요. 곳곳의 풍경도 좋지만, 그래도 여행을 온 것이니만큼 각 지역의 전통이나 유명한 것들을 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여행 정보책을 꺼내어 살펴보니, 조금 멀리 떨어진 도시에서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여름 불꽃 축제가 있다고 되어 있더군요. 바로 오늘 밤에요.
하지만 자전거로 달려가기엔 이틀은 걸리는 거리였죠. 그래서 결정했습니다. 거기까지는 기차를 타고 가자고. 자전거를 바로 실을 수는 없어서, 기차역에서 열심히 자전거를 분해하고 있으려니,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흘끔거리면서 지나치고 있었습니다.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외국인들이 이러고 있으니 신기하긴 하겠죠. 주변을 둘러보니 마치 그 축제에 참가하려는 듯, 일본의 전통 복장을 착용한 사람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확실히 축제가 있긴 한가봐요.
분해한 자전거는 큼직한 가방에 넣고, 그리고 여행 짐이 담긴 가방까지 어깨에 둘러메니 엄청 무거웠습니다. 그래도 축제를 위해서라면! 이 정도는 참고 계단을 오르내려야죠. 기차 한쪽 구석에 자전거를 놓아두고, 생애 처음으로 외국의 기차를 타봅니다.
두근두근거립니다. 일본 여름 축제의 특징은 역시 폭죽이죠. 화려한 불꽃, 그리고 화려한 전통 복장의 아름다운 사람들. 새로운 문화와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오카야마’라는 도시에 도착했습니다. 한쪽 구석에 자전거를 놓아두고 여행 안내소로 향했습니다. 어? 축제가 없다니요?? 이 도시의 축제는 다음 주 주말에 있다고나 하네요. 여행 정보책이 잘못된 것이었죠.
하지만 축제를 참가하려고 옷을 갖추어 입었던 그 사람들은 도대체 뭘까요? 일단 혼란스러운 마음을 감추고 자전거를 조립하느라 끙끙거리는 도중, 한국 기업에서 일한다는 한 분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오늘 축제가 있는 도시는 여기가 아니라, 기차타고 지나친 ‘구라시키’라는 곳이라고 알려주더군요. 아아, 이런 일이...20km 정도 더 오게 된 상황. 축제는 30분 남았지만 2시간 정도 진행된다고 하니, 재빠르게 달리면 자전거로 한 시간 조금 넘겨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죠.
후다닥 조립을 마치고 전력질주를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달렸을까...자꾸 친구가 뒤처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멈추어버리길래, 되돌아가서 물었습니다. 뒷바퀴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고 하더군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아예 뒷바퀴가 돌아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다시 뒷바퀴를 분해하고 조립해봤지만, 여전히 고장난 상태. 아아, 저 멀리선 폭죽소리와 축제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한 고개만 넘으면 축제 장소가 보일 것도 같은데, 우리는 어두운 길가 공중묘지에서 꼼짝달싹 못하고 있었습니다. 너무 절망적이었어요.
저도 친구도 엄청 화가 난 상태로 포기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렇게 시계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다가, 고작 뒷바퀴 고장으로 자전거 여행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결단을 내렸습니다. 기진맥진 둘 다 녹초가 되고 속에 짜증과 화가 가득 차 있어, 일단 편한 휴식이 필요하다고. 큰 맘 먹고 돈 좀 쓰면서, 시원한 곳에서 오늘 밤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과연 이 위기를 극복하고, 자전거 여행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을까요?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입력 : 2018-02-21 (조회 : 141)  |  북한개혁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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