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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내 마음대로 떠나는 자유여행] 일본 자전거 여행 (1)

방송일 : 2018-01-24  |  진행 :  |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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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지만 나름대로 열정적이었던 여행의 기억들을 나누는 시간.
때로는 넘어져 다치기도 하고 갖은 실수로 낭패를 겪기도 하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여행의 나날들!

그 선명했던 순간으로 다시 떠나는 두근거림을 안고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오늘은 또 어디에서 긴긴 나그네의 발길이 멈추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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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서른 살 청년백수 장은광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어떻게 기회가 닿아 청취자 여러분들께 저의 여행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는데요. 제가 여행을 하는 방식들이 조금은 색다른 방식이라, 청취자 여러분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저는 저 나름대로 제가 떠났던 여행들에 애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요, 부끄럽지만 소박한 이름을 붙여주며 저의 여행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내 마음대로 떠도는 자유 여행’ 제 1부, 일본 편의 첫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왜 하필 일본으로 떠난 여행들이 1부에 있나 싶으실지 몰라, 첫 여행과 관련하여 조금은 구구절절한 과거로 돌아가보죠.


때는 2007년, 대학에 진학하며 낯선 서울 생활을 시작하게 된 스무 살의 저에게 그 한 해는 모든 것이 새로운 한 해였습니다. 남쪽 바다와 접해있던 따뜻한 고향에서 버스 타고 몇 시간을 올라가니, 3월에도 눈이 쌓이는 쌀쌀함부터 신선했지요. 더 넓은 도시, 처음 타보는 지하철, 수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문물들. 저는 저의 세계가 점점 확대되어 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사실 2007년 여름 방학 때부터 ‘해외여행’이라는 것을 꿈꾸기 시작했죠. 많은 이들이 떠났고, 주변 사람들도 여행을 즐기고, 서점가에 도서관에 수없이 꽂혀있는 많은 여행기들과 여행 정보 서적들을 읽어가며 저 또한 그들처럼 여행을 하길 원했어요. 낯선 문화, 낯선 음식들을 맛보기 원했던 것이죠.
그러나 저에겐 돈이 부족했습니다.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기에 그저 생활비만 부모님께 받을 수 있을 뿐이었고, 방학 때는 이런저런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했죠. 꾸준히, 조금씩 아껴가며 돈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 해가 지났지만, 거의 모이지 않은 자금에 조금은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2008년이 되어서는 조금 방식을 바꾸기로 했어요. 조금 더 저렴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해보았죠. 유행하는 말로 하면 ‘가성비’ 좋은 여행, 그러니까 가격 대비 성능이 월등한 그런 여행이 없을까 찾아보았습니다.
그 고민 끝에 결정하게 된 여행의 방식은 바로, ‘자전거 여행’이었습니다. 자전거 여행에 쓰이는 자전거는 일반 자전거보다 훨씬 튼튼하면서도 가볍고, 때론 조립을 하거나 접어서 부피를 줄일 수 있어 아주 편리합니다. 일단 자전거는 저렴한 가격으로 중고 물품을 구했어요. 여행 전후로도 유용한 교통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급할 때는 저도 중고로 팔면 되거든요. 자전거 여행이란 바로 그 자전거에 가방을 달아, 여행 짐들을 싣고 달리는 방식입니다. 여행 비용으로 보통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교통비가 거의 들지 않는 획기적인 여행 방식이었어요. 그리고 숙박비에 관해서는, 과감하게 젊은 혈기를 발휘하여 ‘노숙’이라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사실 자전거 여행의 발상지이자, 최고의 여행지라고 하면 유럽을 드는데요. 수천 달러에 달하는 비행기 가격이나 현지 물가 등을 고려하면 도저히 당시의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여행지가 아니었습니다. 유럽을 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던 저에게 최선의 장소가 바로 ‘일본’이었던 것이죠. 게다가 당시에만 해도 저가 항공사가 없던 시기라 비행기 가격이 상당했지만, 제 고향 마산과 가까운 부산에서는 일본을 왕복하는 여객선들이 많다는 것을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객선들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매우 큰 폭의 가격 할인을 제공하고 있었고요, 자전거도 저렴한 가격에 실어주고 있었습니다.
왕복 비용이 당시로 약 140달러 정도였고, 그리고 그 비용을 제외한 전체 비용은 약 400달러 정도를 준비해 갔습니다. 결정되었습니다. 고향 친구와 함께 떠나기로 했죠. 이제 남은 것은 최대한 여행 때 쓸 자금을 모으는 것이었습니다. 여름 방학 시작과 함께 정말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그렇게 한 달을 일한 뒤, 드디어 부산으로 떠날 날들이 가까워오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생애 첫 해외 여행이니만큼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떠나야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배를 타는 하루 전날 마산으로 가는 버스표를 끊었습니다. 보통 버스 짐칸에 자전거와 가방 등을 무료로 실을 수 있죠. 그렇게 바리바리 싸들고 고향에 찾아온 저를 보더니, 이미 여행을 갈 것이라 알고 계시던 부모님께서도 조금은 놀라셨습니다. 정말 이걸 타고 여행을 할 것인가, 아니 할 수는 있는 것인가 의아심이 드셨을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잘 몰랐어요. 인터넷을 통해 몇몇 경험들을 찾아보기는 했지만 국내에서조차 예행 연습을 한 적이 없었거든요. 그야말로 낯선 대륙으로 떠나는 모험가의 마음처럼, 여행 전날 밤을 거의 뜬눈으로 지새웠습니다.
그리고 여행을 떠나는 날 아침, 부모님의 배웅을 받으며 친구 어머니 차에 자전거를 실었습니다. 부산항 근처에서 일본 엔화도 환전했죠. 여객선 탑승은 오후 5시는 되어야 되기 때문에, 우리는 부산 시내를 자전거 타고 돌아다녔습니다. 짐 무게로 뚱뚱해진 자전거를 타는 것이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었지만 두근거리는 심장은 멈추지 않아서, 힘든 것도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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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출항할 시간. 자전거는 배 화물칸에 보내두고, 저희는 선실로 올라갔습니다. 부산과 일본 후쿠오카를 연결하는 여객선의 이름은 ‘뉴카멜리아 호’입니다. 이 여객선 이외에도 관부연락선의 전통을 이은 ‘부관훼리’는 시모노세키로 향하구요, 오사카로 향하는 여객선도 있습니다. 일본은 조선 반도 오른편에 있고, 크게 홋카이도, 혼슈, 시코쿠, 큐슈 등 네 개의 섬과 기타 수천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후쿠오카는 가장 남쪽에 있는 섬인 큐슈 지역의 가장 큰 도시입니다. 저희의 첫 목표는 가장 남쪽 섬인 이곳에서부터, 일본 본토를 관통하여 가장 북쪽에 있는 북해도, 일본어로는 홋카이도로 달려보겠다는 큰 뜻을 품고 있었습니다. 일본 본토는 워낙 길쭉한 지형이라 자전거로 달리기엔 어마어마한 거리거든요. 부족한 자금으로 그런 일이 과연 가능할 것인지, 들뜬 마음으로 여객선 구석구석을 둘러보는 저희에겐 아직 걱정할만한 일은 아니었어요. 여객선 왕복표라 다시 후쿠오카로 돌아와야 하는데도, 저희는 아무 생각이 없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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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은 매우 컸습니다. 내부에는 다양한 편의시설과 놀이시설, 식당 등이 구비되어 있었구요. 게다가 선내 목욕탕까지 있어 드넓은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목욕을 즐길 수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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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가장 저렴한 2등 선실에서 머물렀죠.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봤습니다. 어린 학생들, 가족 및 단체 여행객, 일본인과 서양인, 보따리 상인들까지. 그야말로 북적북적했죠. 국제 여객선이라면 이런 분위기가 있어야죠.
낮으면서도 진하게 울리는 뱃고동 소리를 내뿜으며, 여객선은 점점 부산으로부터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해가 지고 있던 시간이라 부산 시내 빌딩들은 하나둘씩 불빛을 밝히기 시작하고 있었죠. 어두워지는 하늘, 부산 바다를 가로지르는 광안대교 아래를 지나며 저와 제 친구는 축배를 들었습니다. 우리의 여행이 정말 즐겁고 신나기를. 무더운 여름, 그러나 물기 가득한 바닷바람은 너무나도 시원했습니다.
마침내 부산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리 떠나온 여객선. 사방은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그 기억을 떠올리면 1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지금도 피부 아래가 조금은 서늘해지는 듯합니다. 흔히 인생을 항해로 비유하곤 하는데, 사람들은 이렇게 어두컴컴한 밤바다를 어떻게 항해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면서요. 비록 달빛과 별빛이 있다고 해도 저렇게 종종 구름에 가려지곤 하는데 정말 그 때 그 사람들은 무엇을 보고 먼 바다로 나갈 수 있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나지막이 흔들리는 선실에서 눈을 붙였습니다.

정신이 드니, 이미 배는 멈추어 있었습니다. 출국 수속 및 화물 선적을 마치고 10시에 출항했는데 이미 새벽에 일본에 도착했던 거죠. 8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눈을 뜨자마자 후다닥 선실 밖으로 나가 갑판으로 향했습니다. 와, 일본입니다. 생애 첫 해외여행!
자는 사이에 도착했던 일본은 저에게 매우 깔끔하다는 느낌을 전체적으로 주었습니다. 사실 후쿠오카는 일본에서도 살기 좋은 도시로 손꼽히는 곳이긴 해서요, 그래서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첫인상, 과거 역사 때문에 사실 별로 좋지 않았던 감정이 있었는데 이 깔끔한 것들이 저에게 강하게 남게 되었네요.
출국 수속을 마치는 길에 자전거를 수령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은 꼼꼼한 것으로 유명한데, 현지 검역관이 꼼꼼하게 자전거 바퀴마다 소독을 실시하더군요. 역시나 철저한 일본의 검역 체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출발!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여행객들 중 가장 늦게 출발하게 되었지만 개의치 않았습니다. 우리의 여행은 여유만만이니까요.
하지만 자전거 바퀴가 돌아가는 그 첫 순간, 우리를 난감하게 만든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일본은 모든 도로가 좌측통행이라는 점이죠. 차를 운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차보다도 약자인 우리는 조금 당황했습니다. 역주행을 할 뻔 했어요.
그래도 역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더니 금방 익숙해져 도로 주행도 능숙해졌습니다. 자전거도로가 있는 곳도 많았고, 자전거도로가 없는 곳도 차도를 달리니 운전자들이 자전거를 배려하며 운전해주더군요. 한 번은 자전거로 신나게 오르막을 오르고 있는데,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어 뒤를 돌아보니 저희 자전거 뒤로 수 십대의 차량들이 서행하고 있기도 했었습니다. 바로 외곽 지역으로 비켜주었죠. 경적 소리 한 번 울리지 않던 그 순간을 생각하면, 그런 배려심은 우리도 배워야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솔직히 말씀드려 국내 도로에서 자전거를 탄다는 것은, 꽤나 위험하고 무서운 일이거든요. 아무리 일본의 운전 매너가 좋다고 한들, 자전거 여행은 그 자체로 위험하면서도 매혹적입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여행, 앞으로 과연 어떤 일이 펼쳐질까요? 다음 이야기는 자전거로 바다를 건너는 방법, 그리고 일본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보고자 합니다. 오늘 이야기는 여기서 끝마치도록 할게요. 청취자 여러분,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주세요.

입력 : 2018-01-24 (조회 : 254)  |  북한개혁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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