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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체신소

[파랑새 체신소] 한금란씨가 보고싶은 친구에게

방송일 : 2017-11-17  |  진행 : 김정현  |  시간 :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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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체신소 >인사말
북조선 청취자 여러분안녕하세요?
북한에 살 땐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 이 겨울 또, 어떻게 살지 하는 걱정이 먼저 앞서곤 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선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 가을정취가 느껴지고 올 가을단풍구경은 어디로 가지, 하는 낭만적인 생각을 먼저 하게 됩니다. 그리고 가을이면 제일 큰 걱정거리, 가을 김장, 겨울김장이 아니고 반년 부식물이라 김치 독만 해도 적어도 다섯, 여섯 개를 채워 넣어야 했죠.
요즘이 생각만 해도 진저리나는 김장철이지만 한국의 김장독은 김치 냉장고가 책임져주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또 한 가지. 사람이 아니라 부엌아궁이가 쌀밥을 먹어야 했던 북한에선 이맘때가 땔감문제가 제일 걱정이었죠.
그런데 아궁이 없는 집에서 바로 손닿는 곳에 김치 냉장고를 두고 살다보니 이렇게 사는 것이 이제는 오히려 더 당연한 것이 되어 버렸습니다. 요즘은 유엔의 제재로 북한의 석탄 수출이 중단되는 바람에 석탄 값이 하락해 주민들이 반기고 있다고 하니 그 나마 다행스러운 것 같습니다.
북녘 내 고향에선 아직도 가을이면 또 그러고들 힘들게 살고 있겠지 하며 이런 저런 고향 생각을 하면 제 맘도 복잡해지는 마 가을밤입니다. 오늘저녁 우리파랑새 체신소를 찾으신 한금란씨는 잊을 수 없는 고향의 친구에게 편지를 쓰셨다고 합니다.
두 분 사이에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 그럼 그 사연을 함께 들어 보시겠습니다.

<파랑새 체신소 >편지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서울에 살고 있는 한금란입니다.
고향 떠난 저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사람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아픈 사연이 있더라고요. 저 역시 그런 저런 사연으로 고향을 떠나게 되었고 지금은 서울에서 아들과 함께 참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제가 한국에 온지는 얼마 되지 않지만 그 동안 자본주의 사회인 한국에 대해 제가 모르고 살던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지금은 노력한 만큼의 보상도 받으면서 나름 긍지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끔은 제가 누리는 이 행복한 생활을 북녘의 제 친구와 함께 누릴 수 없다는 슬픈 생각을 해 보곤 합니다.
친구 생각을 하면 지금쯤 어떤 모습으로 살 고 있을지, 더 어려워지지는 않았는지 걱정이 앞서고 가장 가까웠던 친구에게 제가 사는 한국에 대한 이야기도 꼭 전해주고 싶어 이렇게 펜을 들었습니다.
 
사랑하는 친구에게

사랑하는 나의친구 영옥아,  그 동안 잘 있었니?
어제 밤 꿈에서도 너를 보았어. 근데 항상 깨고 보면 네 모습이 어데 간지 없어져서 매일 아쉬운 생각이 들어.
무더운 여름이 저만큼 가고 이제 가을의 끝자락으로 세월이 우리를 데려가고 있구나.
어쩌다가 우리가 이렇게 꿈에서라도 그리며 서로 보고 싶어 안타까워 졌을까, 나는 내가 자라고 내 꿈을 키우고 희망을 꽃피우던 북녘 내 고향을 한 시도 잊은 적이 없고 더군다나 사랑하는 부모, 친척, 친구들에게 늘 죄지은 마음뿐이야.
내 친구 영옥아, 늘 해만지면 암흑 같던 북한 생각을 하면 밤이면 더 밝고 화려해지는 한국의 밤이 꿈만 같아. 등잔불도 아까워 저녁을 먹으면 그게 몇 시가 되었든 잠자리에 누워야 했던 북한이었지.
한 번은 친구들끼리 놀다가 우리 집에서 함께 잔 적이 있잖아. 그런데 그 날 밤 화장실에 갔다 들어온 우리 남편이 다시 들어와 눕는다는 것이 내 친구언니 옆에 누워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졌었지.
두 눈을 뜨고도 제 아내를 알아볼 수 없었던 이 이야기는 칠 흙 같은 어둠속에 사는 북한에서만 있을 수 있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이야기야.
앞이 캄캄해 제 안내를 헛갈리는 일 같은 건 다시없어야 하겠는데, 지금도 내 친구가 그런 곳에서 살고 있을 생각을 하면 참담한 마음이 들어. 
내 친구 영옥아, 요즘 뉴스를 보면 북한이 점점 더 핵과 미사일에만 매달리고 있고 국제사회가 여러모로 제재를 하고 있거든.
난 맨 날, 전기도 제대로 주지 않으면서 해마다 대피훈련이며, 등화관제, 반 항공 훈련을 시키던 북한 생각을 해 본다. 마치 전쟁영화의 한 장면처럼 어린애를 등에 업고 손자들의 손을 잡고 피난민들처럼 걷던 모습이 눈에 선 해.
그리고 그런 훈련을 할 때마다 북한은 미국 놈들과 남조선 괴뢰들 때문이라며 입이 없어 욕을 더 하지 못했지.
북한은 지금도 계속 핵개발과 미사일 개발을 하면서 그 것이 이들 때문이라고 하지만 사랑하는 내 친구 영옥아, 북한 정권은 그렇게 우리를 70년이 넘게 속여 왔다는 것을 나는 한국에 와서야 똑똑히 알게 되었어.
이제 북한 국민들도 누가 정말로 자기들의 원수이고 누가 진실로 자기들 편인지, 누구 때문에 자신들이 해방 된지 70여년이 지나도록 그렇게 가난하고 자유가 없이 폐쇄된 사회에서 살고 있는지를 알아야 할 때가 되었어.
내 친구 영옥아, 너에게 편지를 쓰려니 내가 두만강을 넘어 탈북 하기 전 고달픈 몸을 잠시 쉬었던 집 생각이 갑자기 난다.
할머니와 손자만 사는 가난한 집이었는데  내가 들어갔을 때 할머니는 맥박도 거의 없고 숨도 간신히 쉬고 있었지. 그래서 급한 대로 포도당주사를 놓아드리고 죽도 조금 쑤어 드려 겨우 정신이 드셨어. 가난해도 너무 가난한 이 할머닌 늘 먹을 것이 생기면 손자의 입에다 넣어주고 자신은 거의 굶으셨던 거야. 
내가 머무는 동안에는 잠시 그렇게 기력을 찾으시고 간신히 목숨을 부지 하셨는데 내가 떠난 후 그 할머니 운명이 어떻게 되었는지.
살아나 남으셨을까,
나는 지금도 그 모습이 잊혀 지지 않고 그래도 가야 할 길이 있어 할머니 곁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내가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이 들곤 해.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내가 사는 한국으로 모셔오고 싶어.
내 친구 영옥아, 참, 너는 복지라는 것이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구나. 아니야. 알 수도 없지.
대한민국은 100세 인생을 노래하는 노인들이 살기가 얼마나 좋은 나라인지 몰라. 대한민국 복지는 발전된 나라들의 복지에서 좋은 점만 가져다 더 발전시킨 것이라 복지법도 너무 좋고 실제로 노인들에겐 천국 같은 나라거든.
내 친구 영옥아, 그래서 나도 복지에 대한 공부를 했는데 나는  여기서 쌓은 경험을 살려 앞으로 북한이 통일 되면 복지라는 말도 모르고 고달프게 사시는 북조선의 노인 복지를 발전시키는데 한 몫하고 싶어.
좋기는 너랑 너의 부모님들ㅇ 한국에 오셔서 이 좋은 복지제도를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인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을 것 같아.
북한에서는 아무리 애를 써도 그 공로가 당에 충실했다는 말 한마디로 무마 되지만 대한민국에는 공짜로 일하는 사람이 없고  무엇을 하던지 일한 만큼의 대가가 꼭 따라온다.
내 친구 영옥아, 나는 한국에서 사는 매일 매일이 얼마나 즐거운지 모른다. 매일 일 해도 지치지 않고 내일은 또 무엇을 더 해 볼가, 늘 새로운 희망과 꿈이 생겨.
많은 점에서 북한과 전혀 다른 제도이지만 내가 일한 값은 시간까지 따져가며 주는 나라가 한국이야. 여기선 자원봉사로 본인 스스로 희생을 하는 사람들 말고는 공짜가 통하지 않는 나라란다.
내 친구 영옥아, 내가 한국에서 처음 내손으로 일을 한 대가를 받았던 날, 나는 이 것이 정말 일하는 보람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어 .
그리고 한국엔 먹을 걱정을 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어. 눈만 뜨면 오늘은 또 무엇을 먹고 하루를 버터야 할지가 제일 큰 걱정 거리었던 북한 생각을 하면 너무 행복하고 분에 넘치는 일이지.
우리나라 속담에 백번듣기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다, 는 말이 있잖아. 나는 네가 내가 사는 한국으로 올 수 있다면, 그래서 이 사회를 한 번만 보고 체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얼마나 간절한지 몰라.
내 친구 영옥아, 나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통일을 위한 열망에 정말 놀ㄴ랐어. 우리가 북한에서 교육받기엔 대한민국은 다 괴뢰들이고 진심으로 통일을 바라는 건 북한 뿐 이라 그러지 않았어? 근데 한국은 정말로 통일을 간절히 바라고 통일에 대한 열의도 대단하단다.
그 목적 하나 때문에 북한에서 온 우리들을 하나의 피줄을 이은 하나의 동포라고 아무런 조건 없이 안아주고 집을 주고 교육을 시켜 주고 있거든.
나는 아직도 그 정권에서 너나 내 친구들의 북한의 선전에 속아 눈 뜬 소경으로 사는 것이 가슴 아파. 나는 북한이 이제는 눈을 똑바로 뜨고 핵이나 미사일이 아니라 진실로 국민이 바라는 통일을 위한 길에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야.
내 친구 영옥아,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오늘은 여기서 아쉬운 펜을 놓는다. 부디 몸 건강하게 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서울에서 친구 금란이가~
 
<파랑새 체신소 >마지막 인사말

북조선 청취자 여러분,
사랑하는 친구에게 자신이 체험한 남조선에 대한 진실 된 이야기를 해 주고 싶은 금란씨의 마음이 느껴지는 편지였습니다.
총구가 내 몸을 겨누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거센 물결에 떠밀려 잘못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금란씨는 끝내 그 모든 시련을 이겨내며 자유의 땅 대한민국으로 오셨습니다.
덕분에 먼저 온 통일의 미래로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고 북한 사시는 사랑하는 친구 분에게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하셨고요.
이 밤, 북한 사시는 금란씨의 친구 분께서 친구의 이 편지를 꼭 받으셨으면 얼마나 좋아하겠습니까? 그리고 금란씨의 약속대로 반드시 다시 만나시길 저도 간절히 바라며 그럼 오늘저녁 파랑새 체신소 편지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음 시간을 또, 기다려 주세요. 지금까지 파랑새 체신소의 김정현 이었습니다. 

입력 : 2017-11-17 (조회 : 167)  |  북한개혁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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