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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청년의 메아리

[조선청년의 메아리] 서울대 장나라 학생이 전하는 남한의 대학원생활 이야기

방송일 : 2017-10-25  |  진행 : 남북한 청년  |  시간 :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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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청년의 메아리]는
분단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남한 청년들과 탈북 청년들이
마음 속 이야기를 털어놓는 코너입니다.
 
통일을 꿈꾸는 젊음의 열정과 패기로
북한에 외치는 남한 청년들의 가슴 뜨거운 메아리!
 
오늘 방송에서는
남조선 청년 장나라 학생이 전하는 남한의 대학원 생활을 보내드립니다. 
자신의 학문을 더욱 정진시키고, 전문성을 키워나가는 남조선의 대학원생들이 북조선 청년들에게 보내는 이야기,
대학원생들은 어떻게 살고 있으며, 어떤 마음을 가지고 지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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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 있는 서울대학교에서 환경분야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장나라 라고 해요.
편지를 쓰는 지금은 10월 셋째주입니다. 하늘은 파랗고 구름은 하얀게 마치 영화처럼 예쁜 요즈음입니다.
어제는 갈대가 바람에 흩날리는 길가를 걸었는데 마치 영화에 한 장면 속에 있는 것처럼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습니다. 갈대들도 따스한 햇살이랑 선선한 바람이 부는 이 날씨를 참 좋아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저는 이렇게 햇살에 나뭇잎들이 보석처럼 반짝반짝거리는 요즈음을 일년 중에서 가장 좋아합니다.

북쪽에서 지내는 친구들은 이런 가을을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사는 곳은 달라도 모두 하루하루가 바쁘고 할 것이 많은 것은 마찬가지겠지요? 사실 저도 요즈음 고민이 많아요. 오늘 편지에서는 제 고민을 한번 말해볼게요.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이 있고 해내고 싶은 일들이 있잖아요?
대학을 졸업하고 진로를 고민하던 제가 하고 싶었던 것은 환경분야를 연구하고 공부하는 학자가 되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대학원을 진학했던 것이 지금 박사과정 공부까지 이어졌네요. 여기 한국에서는 대학교졸업 후 석사를 지나서 박사과정을 거쳐야 박사학위를 얻을 수 있답니다. 아무튼 그렇게 부푼꿈을 가지고 박사과정을 시작했지만 현실은 만만치가 않았어요.
공부를 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재미있었지만 시간이 흘러갈수록 매일매일 쏟아지는 과제들과 늘어나는 공부량을 감당하기가 너무 어려졌어요. 공부하기 전에는 공부를 하면 점차 아는 것들이 많아지고 유식해질것이라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막상 공부를 해보니 공부를 하면 할수록 알게되는 것은 내가 얼마나 아무것도 모르는지 뿐이더라구요. 하나를 하면 내가 모르는 두 개가 보이고. 열심히 두 개를 겨우 소화하면 또다시 내가 모르는 4개가 생기는 기분이었어요. 휴.. 그런 하루하루를 버티면서 스스로가 때론 너무 한심하고 주위에 똑똑한 친구들을 보면 스스로가 너무 자책하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도 많이 낮아지고 어느새 공부하는게 즐거움이 아니라 부담으로 다가오게 된 것 같아요. 처음엔 누구보다 좋았지만 시간이 흘러가면 갈수록 내가 걸맞은 능력을 가진 사람인지,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라는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해지네요.
너무 어두운 이야기만 한거 같아요. 그래도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믿어요. 제가 고생할수록, 더 힘들수록 사실 저는 더욱 성장해가고 있을 테니까요. 이렇게 힘들게 배우지 않았으면 제가 지금 세상을 보는 이런 시야를 가지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힘이 들때면 언젠가 이런 힘든 박사과정을 거쳐서 멋진 박사가 된 저를 생각해 봅니다. 제가 어제 걸으면서 함께 했던 아름다운 갈대들과 푸른 나무들.. 언젠가 제가 하는 연구가 이런 아름다운 환경을 보존하고 가꾸는데 보탬이 될 거라고 말이죠. 힘들때면 도종환 시인의 시를 떠올리곤 합니다. 잠깐 소개해드릴게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 다 흔들리면서 피어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꽃잎 따뜻하니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그렇게 생각하면 힘들긴 해도 조금씩 힘이 나고는 합니다. 북쪽에 있는 친구들도 지금 무언가 힘든 일들 속에 있을 수 있겠죠? 저도 여러분도 참 쉽지 많은 않겠지만 그래도 지금 조금 더 참고 나아가봤으면 좋겠어요. 매미들은 땅속에서 7년을 견디다가 날개를 펴고 날아오른다고 하잖아요? 힘들하는 순간이면 날개를 펴기위해 조금 기다리는 기간이라고 생각해봐요!

편지를 마치기전에 요새 제가 빠진 좋은 취미생활을 소개해 드릴게요. 여러 가지 일들로 머리가 아프고 답답할때가 있잖아요? 저는 그럴 때 도서관이나 책방에서 소설책을 빌려서 집에서 읽곤 해요. 어려운 전공 서적같은거 말고 가벼운 내용의 소설책로 봐야해요. 여기서 중요한게 있는데 꼭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책을 읽어야 해요! 좋은 음악을 들으면서 소설에 몰입하면 마치 내가 소설책 주인공인 것처럼 더 몰입이 잘되거든요 집에서 뒹굴거리면서 재밌는 책을 읽다보면 아 이런게 행복인가 이런 생각도 들게 될거에요! 집에서 편하게 읽으니까 몸의 피로도 회복되는거 같아서 좋구요. 이건 제가 요새 찾은 좋은 취미니까 편지를 읽는 여러분도 한번 시도해보세요!
이렇게 편지를 쓰고나니 참 기분이 좋네요 멀리떨어져 있지만 오랜 친구처럼 이야기를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장 좋은 친구는 나의 이야기에 말없이 귀 기울여주는 친구라고 하잖아요. 여러분같이 좋은 분들과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 시간이 저에게는 참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여러분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어요. 그럼 저는 여기서 편지를 마칠까 합니다. 비록 얼굴보지는 못했지만 높고 맑은 가을하늘을이 눈부실때면 우리 서로를 한번 떠올려보면 좋을 것 같아요 안녕히계세요.
 
입력 : 2017-10-25 (조회 : 143)  |  북한개혁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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