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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체신소

[파랑새체신소] 나지연씨가 사랑하는 오빠, 그리운 나의 형제들에게

방송일 : 2017-09-08  |  진행 : 김정현  |  시간 :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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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체신소 >인사말

북조선 청취자 여러분안녕하세요?
저는 이제껏 많은 방송을 해 왔지만 파랑새체신소 녹음을 하려고 마이크 앞에 앉으면 내 고향, 내 혈육들과 마주 앉은 것 같아 늘 마음이 아프고 인사말도 떼기 전에 눈물부터  핑~ 돌곤 합니다.
그렇죠. 피는 물보다 확실히 진 한 것 같습니다. 일상이 바쁘고 타고난 천성도 서로 다르지만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은 잘 못까지도 용서가 되는 것이 혈육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높아가는 가을 하늘, 가을 들녘에 빠질 수 없는 코스모스가 한들한들 손 저으며 올 가을엔 꼭 고향으로 가 보자고 재촉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음, 그런데 저의 소박한 이 바램이 금년 가을에도 이루어질 것 같지 않습니다. 고향 떠난 사람들의 고향가고 싶은 소박한 꿈이 우리 민족에겐 민족의 숙원으로 되었고 한 반도를 바라보는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또다시 다가올 전쟁의 불 구름으로 지구상의 커다란 정치이슈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니 고향 가고픈 우리들의 소원이 자꾸만 묘연해지고 있고 그 만큼 우리들의 희망도 줄어드는 것 같아 저 탁, 트인 가을 하늘처럼 즐겁지마는 않거든요.
오늘저녁 우리 파랑새 체신소를 찾으신 나지연씨 북한 고향의 오빠와 동생들에게 이런 그리운 마음을 담아 편지를 쓰셨다고 합니다. 그럼 그 사연을 함께 들어 보시겠습니다.

<파랑새 체신소 >편지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대한민국에 온지 4년이 되었습니다.
저는 여행으로 찾아갔던 중국에서 너무나 많은 충격과 새로운 세상을 보았습니다. 친척의 도움을 받으려고 갔던 중국에서 제가 이제껏 모르고 산 북한 밖의 세상에 대해 눈이 떴고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껏 제가 진실이라고 믿었던 북한의 허황된 역사와 베일에 쌓인 지도자들의 숨겨진 비밀가지 알게 되었습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우리는 가끔 가까운 이웃이나 친구에게서 거짓과 허위를 발견하고 실망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태어나고 이 세상의 전부라고 믿고 살던 북한이라는 나라가 그렇게 국민을 속이고 허위에 가득찬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그 순간의 제 감정을 어떻게 말 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늦게나마 진실 된 나라에서 정말로 잘 살고 싶어졌고 저 뿐만 아니라 제 자식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마음껏 살기를 바라며 부모 형제를 뒤로 하고 대한민국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런 결심을 한 것은 천 번 만 번 잘한 결심이지만 대신 고향의 혈육들에게 두고두고 다 갚지 못할 죄를 용서받지 못할 지를 지었습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저의 혈육들에게 용서의 마음으로 편지를 썼습니다.


사랑하는 오빠, 그리운 나의 형제들에게

오빠, 동생들아, 그 동안 잘 있었나요?
제가 가족들과 헤어진지도 4년이 넘었어요.
오빠와 동생들이 그리운 마음은 그 무엇으로써도 표현할 길 없지만 저의 탈북으로 그 동안 고통 받았을 혈육들 생각을 하면 너무나 미안 하고 미안 하고 또, 미안합니다.
사랑하는 내 오빠, 올케언니, 조카들, 동생과 조카들, 막상 이렇게 편지를 쓰려고 하니 하나 하나 눈에 밟혀오고 너무나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아요.
사랑하는 고향, 내가 태어나고 공부를 하고 직장도 남보다 더 좋은 곳에서 다니며 부러울 것 없던 처녀시절, 시집을 가고 아들딸을 낳고 엄마가 되었어도 한 번도 고향을 떠날 거라는 생각을 해 본적도 없었던 저였어요.
그리운 오빠, 여 동생 때문에 오빠의 창창한 미래가 꺾이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좋은 직업과 직장까지 내 놓고 산골 오지로 쫒겨 갔다는 이야기를 인편을 통해 들었어요.
오빠에게 도움은커녕 앞길만 망쳐놓은 이 동생을 얼마나 원망하고 욕 많이 했겠어요.
너무나 죄송하고 올케언니에게도 할 말이 없어요.
더구나 앞날이 촉망되던 내 조카들까지 그 나라에서는 희망을 가질 수 없이 영원히 매장되었다고 생각하니 정말 미안하고 죄스럽기 그지없어요.
나는 그 사회에 대해 알아도 잘 알기 때문에 오빠나 동생들이 어떤 대접을 받으며 살고 있을지, 눈에 훤히 보이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빠, 내가 북한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오빠에게 꼭 알려 드리고 싶어요.
사실 중국으로 가 보기 전에는 저도 제 운명이 이렇게 180도로 바뀌게 될지 전혀 상상도 못했어요.
오빠의 진심어린 도움으로 여권을 받아가지고 제가 중국으로 갔는데 거기에서 나는 뜻밖에도 황장엽선생이 쓴 글을 비롯해 북한을 떠난 사람들의 수기를 보았고 우리나라가 왜 남과 북으로 갈라지게 되었으며 북조선 정권이 어떻게 수립되었고 오늘까지 저렇게 폐쇄정치를 하고 있는지를 잘 알게 되었어요.
그 진실을 알게 되고 북한에서는 거지들만 가득한 나라라고 우리에게 가르치던 남조선, 한국이 진짜 어떤 나라인지를 알게 되고서는 오빠, 나는 북한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남편에게 연락을 해서 자식들을 데리고 탈북하게 했고 중국에서부터 라오스, 태국, 수만리를 갖은 고생을 다 하면서 돌고 돌아 대한민국에 도착했어요.
오빠, 그렇게 단숨에 결심을 했지만 탈북 하는 전 과정은 너무 험난하고 고생이 심했어요. 그렇지만 어려움에 닥칠 때마다 하나님의 도움으로 그 시련을 넘었고 끝내 희망과 자유의 땅 대한민국으로 오게 되었어요.
그러나 나의 이런 희망과 자유, 행복은 우리 오빠와 올케, 동생, 조카들의 행복을 슬픔으로 바꾸는 비싼 대가를 치르 었다는 것을 알고서는 이 마음이 늘 행복하지만은 않아요.
하지만 언제든 다시 만날 날은 있을 것이고 제가 왜 수많은 우리 형제들에게 저주를 받을 줄 알면서도 이 길을 택했는지를 언제든 알게 될 날이 있을 거예요.
오빠, 제가 한국으로 온 뒤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도 전해 들었습니다. 어려운 시절, 가족의 생계를 위하여 무거운 신발배낭을 메고 다니시며 고생이란 고생을 다 하신 우리 어머니, 아픈 몸이지만 자식들을 굶기지 않으려고 행복한 날보다 고생하신 날이 더 많으신 우리 엄마, ....
내가 떠날 떼에도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잘 다녀오라고 대문 밖에 까지 나와 오랫동안 당신은 아프시면서도 손 저어 주시며 웃는 얼굴로 바래주셨던 우리 엄마, 
3남3여를 낳아 키우시다가 고난의 행군 때 두 딸을 먼저 보내고 이제 당신에게는 달이 하나밖에 없다고 그리고 자심하게 걱정하며 먼저 간 두 딸에게 주시지 못한 사랑까지 더해 나를 사랑하시던 우리 엄마였죠.
제가 바람이 불면 날아갈세라 놓으면 땅에 꺼질세라 보살펴주시던 울 엄마가 이 밤 못 견디게 그립습니다.
오빠, 중국에서 우리 가족이 만나 한국으로 올 때는 우리가 다시 만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은 꿈에도 해 본적이 없어요. 그런데 이게 무슨 생이별이냐고요. 그리고 이제는 영원히 다시 볼 수 있을지도 막막하게 되었어요.
중국친척을 방문하고 고향에 꼭 가리라고 맘먹었던 애초의 계획은 다 날아가고 오늘 제가 이렇게 한국에서 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제가 이제라도 찾은 자유와 행복은 끝없이 고맙고 감사하지만 그 대신 오빠와 올케, 동생, 조카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었고 저를 그리던 엄마는 눈도 못 감고 이 세상을 떠나게 해드린 불효자가 되었어요.
오빠, 사랑하는 동생, 조카들, 너무너무 미안하고 너무너무 보고 싶어요.
누나가 너무 좋아 매일보아도 싫지 않다던 우리 동생누나의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뛰어들던 내 사랑하는 남동생,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을지?
먹을 것, 전기도 없고 먹을 물마저 온전치 않은 까막세상 같은 북한에서 얼마나 답답한 세월을 보내고 있을까,
오빠, 그런 생각을 하면 너무나 살기 좋은 천국 같은 한국에서 나 혼자 잘 살고 있는 것이 정말 미안하고 죄송해요.
우리 딸 은주는 서울에서도 좋은 대학에서 공부하고 작년에는 호주, 올해는 캐나다로 유하도 갔다 왔어요. 아들 세운이도 중학생이 되었는데 오빠랑 길에서 보면 몰라 볼 거예요.
키도 크고 얼마나 잘 변했는지 몰라요. 우리 남편도 좋은 직장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인정받고 있고 나도 내 몸에 맞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있고요.
오빠, 한국에 사는 우리식구 걱정은 절대로 하지 마세요.
나는 매일 우리오빠, 올케, 동생 조카들이 무사하기를 건강하기를 하나님께 기도 합니다. 그래야 이제 통일이 되면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무조건 건강을 잘 지키고 부디 몸 조심하세요. 저 뿐만 아니라 한국의 기독교인들, 남한국민들이 통일을 간절히 바라니까 꼭 그 날이 옵니다. 오늘은 아쉽지만 여기서 펜을 놓을게요. 부디 그 날까지 사랑하는 나의 형제들 안녕히 계세요.  서울에서 동생 지연 올림

<파랑새 체신소 >마지막 인사말

북조선 청취자 여러분,
친척방문으로 중국을 찾았던 나지연씨, 그 곳에서 그는 북한의 감추어진 비리, 그리고 베일에 싸인 그들의 가정사, 거짓으로 도배된 북한의 잘 못된 역사를 알고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북한에 남겨졌던 가족을 중국으로 불러 탈북을 시도했습니다.
진실을 알게 되면 사람들은 분노와 배신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 배신감과 분노가 결국 가족 모두를 자유 대한민국으로 올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던 거죠.
하지만 나지연씨가 대한민국에서 누리는 소중한 자유와 행복의 뒤에는 남겨진 혈육들에 대한 미안함과 죄송함, 그들이 북한에서 감수해야 할 정치적 박해라는 커다란 아픔이 있었습니다.
북한 사시는 나지연씨의 오빠 분께서 동생이 편지를 들으신다면 그 모든 희생을 감수하며 어찌하여 한국으로 올 결심을 하게 되었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하셨을 거라 믿으면서 그럼 오늘 저녁 파랑새 체신소 편지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음 시간을 또, 기다려 주세요. 지금까지 파랑새 체신소의 김정현 이었습니다. 

입력 : 2017-09-08 (조회 : 94)  |  북한개혁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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