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자금 세탁에 관여한 혐의로 미국 법무부가 자금몰수 소송을 제기한 기업들은 북한 은행이 세운 위장회사들과 돈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9일 보도했다.
앞서 미국 법무부는 보도자료에서 이름을 밝히지 않은 싱가포르 소재 기업과 중국 기업인 '에이펙스 초이스', '위안이 우드' 등 총 3개 회사의 자금몰수를 요청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VOA는 미국 법무부가 미국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 북한 은행이 만든 7개의 위장회사가 등장하는데, 이 중 일부 기업들이 여러 회사를 동원해 돈을 옮기며 각종 물품 구매대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사업 분야가 전혀 다른 회사끼리 금융거래를 한 흔적도 있다. 음식 첨가물 취급한다는 한 회사는 북한산 석탄 거래로 지난해 8월 자금몰수 소송을 당한 '단둥즈청 금속회사', 임업을 주요사업으로 하는 '위안이 우드' 등에서 돈을 받은 것으로 명시됐다.
미국 재무부 제재 명단에 올라와 있는 중국 소재 '단둥즈청'과 싱가포르 소재 '벨머 매니지먼트' 사이에 금전거래가 이뤄진 정황도 소장에 적시됐는데, 이는 북한이 주거나 받아야 할 돈으로 보인다고 VOA는 밝혔다.
VOA는 "단둥즈청은 북한에 석탄구매 대금을 내야 하고, 북한은 벨머 매니지먼트에 석유 판매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서 단둥즈청이 벨머 매니지먼트에 돈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