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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이례적 ‘군중폭로모임’... 비사회주의 단속 안간힘

글 : 아나운서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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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양강도 혜산시에서 수백 명의 북한 주민이 참석한 가운데 ‘군중폭로모임’이 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대규모 군중 재판이 열린 것은 이례적이라고 하는데요.

북한 당국이 비사회주의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가운데 질서 유지에 대한 본보기를 보여주려했다는 분석입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양강도 혜산경기장에 2~300명 모여 ‘군중폭로모임’

- 이전 군중 재판과 다른 대규모 모임

- 비사회주의에 대한 단속 성격 커


지난 2일 오전, 양강도 혜산시 혜산경기장. 이곳에 200~300명의 북한 주민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군중폭로모임'이란 이름의 집회가 시작됐는데, 점술 행위를 한 7명, 마약을 200회 이상 상습적으로 복용하거나 매매, 운반한 8명에 대해 범죄 행위를 소개하고 법적 처벌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자리였다고 일본의 '아시아프레스'가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군중폭로모임에 끌려 나온 사람들은 정식 조사를 받은 뒤 재판에서 1년 미만의 노동단련대나 교화형에 처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군중폭로모임'은 그동안 있었던 '군중 재판'과 다르다는 것이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군중폭로모임'은 죄를 지은 사람에 대해 어떻게 처벌했으면 좋겠는지를 군중에게 물은 뒤 체포하는 형식인데 과거에도 가끔 있었지만, 이처럼 대규모는 아니었다는 겁니다.

[이시마루 지로] 북한에서 ‘군중 재판’이라 하는 공개재판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에 ‘군중폭로모임’이라는 것을 처음 들었는데, 공개재판처럼 혜산 경기장에 200~300명을 동원해 진행됐다는 소식이었습니다. 탈북자 말에 따르면 비슷한 모임은 있었지만, 이번에는 규모가 큰 것 같습니다. 그만큼 주민에 대한 경고, 질서 유지에 의한 강한 의사 등을 보여주기 위한 본보기 모임이 아닌가 싶습니다.

- 미신 행위에 대한 단속 의지 재확인

- 사회불안 확산하면서 점술 행위도 성행

- 경제 투자 전망에도 점쟁이 의지, 최대 100위안 비용 내기도

- 점술 행위에 의존케 하는 사회불안 조성은 당국의 책임 지적도

이번 군중 집회는 비사회주의에 대한 단속의 성격도 띠고 있습니다.

특히 점술이나 미신 행위의 확산으로 고심하고 있는 북한 당국이 이번에도 점술 행위를 한 주민을 처벌한 것은 종교활동뿐 아니라 토착 신앙도 비사회주의 요소로 보고 강력히 단속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탈북자에 따르면 미신행위는 돈벌이, 개인주의와 관련이 있습니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으로 사회적 불안이 확산하면서 미신행위가 성행했는데, 지금은 이사할 때 손 없는 날을 따지거나 간부들의 승진, 대학 진학, 심지어 경찰이 도둑을 잡을 때도 점을 볼 정도입니다.

또 장사에 나가는 날의 운세를 확인하거나 투자 분야, 경제 전망에도 점쟁이에 의지할 정도인데, 점을 보는 비용이 한 번에 10위안에서 많게는 100위안에 이른다는 것이 양강도 현지 주민의 설명입니다.

그리고 북한 당국은 미신 행위를 ‘자본주의 황색 바람’으로 규정하고 이를 단속해왔지만, 각박한 생활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점술과 무속 신앙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 탈북자와 현지 주민의 설명입니다.

인권행사 참석을 위해 워싱턴DC를 방문한 북한 인권단체 '나우'의 지성호 대표는 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사회주의 체제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 북한 당국이 그 책임을 비사회주의 단속이라는 이름으로 북한 주민에게 돌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성호] 북한 당국이 사회주의 시스템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고 북한 주민도 보상이 없다 보니, 북한은 이제 비사회주의를 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구조가 된 거죠. 이제 북한은 장사하지 않으면 살 수 없고요. 북한 당국이 더욱 고삐를 조이는 이유는 북한 주민의 정신적 해이를 막기 위해서라고 봅니다. 미북 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도 있었고, 국가지도자가 하는 생각 또는 북한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면서 북한의 변화, 삶의 질이 개선되기를 바라는 북한 주민의 생각이 흩어지게 되면 체제를 통제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에 비사회주의 현상에 대한 통제라는 명목으로 더욱 주민을 조이는 거죠.

이시마루 대표도 남북관계의 개선과 별개로 북한 당국이 비사회주의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가운데 이번 '군중폭로모임'도 사회주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본보기의 의도가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중국 국경과 접하고 있는 양강도 혜산시는 외부 정보의 유입과 밀수, 불법 월경 등이 많이 발생하는 곳으로 '비사회주의 행위'에 대한 감시와 단속이 매우 심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이시마루 지로] (군중폭로모임)을 경기장에서 했고, 바로 혜산 시내의 많은 사람에게 알리게 됐고, 점쟁이와 마약 상습 복용자가 표적이 됐다는 점을 볼 때 모임의 목적은 사회주의 질서를 문란한 자를 용서하지 않는다는…, 사회주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본보기가 목적이 아닌가 싶습니다. 더는 눈감아주면 안 된다, 역시 사회주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당국에서 판단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올해 양강도 혜산시에 비사회주의 단속에 관한 포고문을 발표했는가 하면 남북∙미북 정상회담 이후에도 '자본주의 황색바람'에 대한 경계령을 내렸고, 지난달에는 북한정권수립 70주년을 맞아 혁명적 생활방식을 유지할 것에 대한 특별지시를 내리면서 주민 통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입력 : 2018.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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