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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는 경협 '제동'…北은 더딘 속도에 불만표출하며 南 압박

글 : 아나운서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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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측은 미국의 대북제재에 동조하지 말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1일 남측 정부의 대북제재 협력 움직임에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신문은 이날 '무엇이 북남관계의 새로운 여정을 가로막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개인필명 논평에서 그동안 남북 간 접촉과 협력에서 남측 정부가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발맞추기' 행보를 보였다며 조목조목 거론했다.
앞서 지난 20일에도 노동신문은 개인필명 논평에서 판문점 선언 이후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냥, '싱가포르 렉처' 발언과 '운전자론'을 거칠게 비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논평은 문 대통령에 대한 언급 없이 '남조선 당국'으로 지칭하고 형식도 개인 필명이지만, 내용에서는 그동안의 남북관계를 종합적으로 거론해 평가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넘기기 어려워 보인다.
비난의 핵심은 남측 정부가 판문점 선언에 따라 남북관계 개선에 파격적으로 나서지 않고, 미국의 눈치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에 휘둘리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현 단계에서 북남관계를 다루는 남조선 당국의 공식은 '비핵화 진전에 따른 관계개선 추진"이라며 "감나무에 가만히 누워 홍시가 저절로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군통신선 연결에 필요한 물자도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등 모든 남북관계가 대북제재에 부딪히고 있다며, 제재는 "남조선 당국이 스스로 진 오랏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측 정부 자체적으로도 얼마든지 추진할 수 있는 남북 간 협력은 두말할 것도 없고 사소한 문제에도 제재를 앞세워 외면하고 있다는 점을 강하게 지적했다.
심지어 통일부가 방북하는 남측 국민에게 "고려항공이 아닌 다른 나라 비행기를 타도록 뻐젓이 요구"하고 있고 "물 한고뿌(컵)로 제대로 사먹지 못하게 훼방"하는 등 "과거 보수정권의 대결행태와 다들바 없이 치사하게 놀아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로 인해 현재의 남북관계가 "겉만 번지르르할 뿐 실속있게 진행되는 것은 거의 없다"며 "분위기 조성으로 그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거머쥐면 잡히지 않는 비누거품"에 비교하며 "부풀었던 비누거품이 꺼지면 형체도 남지 않는다"고 했다.
북한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도 이날 '구태의연한 제재압박 놀음에 매달린다면'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물과 불이 어울릴 수 없듯이 제재와 대화가 병행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이 같은 불만 표시는 최근 미 행정부가 대북제재의 고삐를 바싹 조이고 있는 흐름에 남측 정부가 동조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25일 자신의 요청으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통화한 데 이어 마크 램버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도 이튿날 직접 남북경협 관련 기업 관계자들을 만났다.
북측으로서는 특히 남측 정부가 아무리 한미동맹이라고 해도 램버트 대행이 직접 경협 속도 조절을 기업인들에게 주문토록 허용한 것을 매우 불쾌할 수 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가 계속되는 한 남북 간 경제협력이 속도를 내기 어렵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이 같은 주장을 펴는 것은 개별적 사안보다는 '대북제재에 지나치게 연연'하는 남측 정부의 태도에 대한 불만이라는 지적이다.
나아가 남한 정부가 제재에 동참하기 보다는 미국을 설득하고 제재 완화에 적극 나서라는 속내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우리는 이제라도 정신을 차리고 북남관계 개선에 진정으로 발벗고 나설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혀 남북관계에 대한 의지를 여전히 피력했다.
북한의 이런 태도는 대북제재를 둘러싼 한미 공조에 균열을 내는 것이어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정부가 남북간 대화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부분적 제재를 완화시키는 데 나서고 있지만 미국의 협조가 쉬운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유해 송환이나 핵실험장 폐기 등 선 비핵화 조치를 취할 경우 한국이나 중국 등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완화시킬 수 있다고 기대했을 수 있다"며 "그러나 북한의 선행조치는 검증이 안된 일방적인 것이어서 비핵화 제재를 완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입력 : 2018.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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